이식할 세포·장기를 냉동 보관한다

      2023.02.20 15:33   수정 : 2023.02.20 15: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이은지 교수팀이 세포를 얼렸다가 녹여도 손상없이 보관할 수 있는 새로운 동결보존제를 개발했다.

이은지 교수는 20일 "독성이 없어 세포를 파괴하거나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지 않아 희귀한 세포를 보관하거나 장기이식에 쓰일 장기를 오랫동안 보관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포 동결 시 얼음 결정에 의한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존액을 사용해 보관한다.

다이메틸설폭사이드, 인산나트륨, 글리세롤 등 기존 화학 동결보존제는 높은 농도에서 세포 독성이 있어 세포를 파괴하거나, 냉동-해동을 반복할 경우 세포 복원 시 세포막을 손상시키고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연구진은 기존 동결보존제보다 우수한 세포 복원력을 가진 보존제를 개발했다.
이 보존제는 기존의 화학적 동결보존제의 '2200분의 1' 정도만 사용해도 그에 상응하는 세포회수율을 나타냈다. 또 세포를 해동한 뒤 48시간 내에 4배 이상 세포가 증식했다.

연구진은 얼음-물 계면의 불안정성 원리와 얼음 표면의 화학결합 자리에 주목했다. 우선 얼음 결정 격자와 같은 골격체 격자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가지는 지르코늄 금속유기골격체 나노입자를 합성했다. 여기에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를 나노입자 표면에 화학반응을 통해 결합시켜 세 종류(10, 30, 250㎚)의 나노입자를 제조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입자를 물에 첨가 후 냉동-해동 시 얼음의 재결정현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나노입자 표면에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는 얼음 표면과의 견고한 화학결합을 유도해 물의 진입을 효과적으로 막고, 작은 크기의 나노입자는 얼음-물 계면의 미세곡률을 증대시켜 어는 점을 낮추고 얼음의 성장을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냉동에 의해 형성된 작은 얼음 결정이 해동 시 더 큰 얼음 결정으로 성장하는 것을 얼음재결정화라고 하는데,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얼음 표면에 효과적으로 결합해 우수한 결빙제어 효과를 보였다. 즉 동결 시 세포를 효과적으로 보존하고 해동 시 건강하게 복원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 동결보존제로 신장세포와 암세포, 줄기세포를 냉동시킨 뒤 해동해 살펴봤다. 그결과 기존 동결보존제와 비교 시 높은 농도에서도 독성을 띄지 않아 많은 양의 세포가 살아 있었으며, 매우 적은 양의 보존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동결보존제와 상응하거나 높은 세포 회수율, 회수된 세포의 증식 효능을 보였다.


GIST 전나영 석사과정생이 주도하고 한국재료연구원 이희정 박사와 울산대 의과대학 이창환 교수팀이 함께 참여해 얻은 이번 성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에 발표했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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