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호재 만난 반도체시장… 한국도 AI역량 확대 시급

      2023.02.21 18:46   수정 : 2023.02.21 18:46기사원문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 절벽 속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 신드롬으로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가 예상되면서 올해 서버용 D램 수요가 모바일용 D램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에선 올해 업황이 상저하고를 넘어 4·4분기 고성능 메모리 시장 공급 부족의 대반전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초거대 AI 산업의 핵심인 AI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미국과 중국에 상당히 뒤쳐져 있어 산·학·연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AI발 서버 D램 수요 급증 전망

21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반도체 업계의 비트 생산량에서 서버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37.6%, 모바일용 D램은 36.8%로 추정했다. 내년에는 서버용과 모바일용 D램 비중이 각각 40.0%, 36.0%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용 D램 비중은 2019년 41.0%에서 2022년 38.5%로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같은 기간 서버용 D램 비중은 32.2%에서 34.9%로 뛰었다.

트렌드포스는 "서버용 D램 수요 전망이 밝은 반면, 모바일용은 지난해 상당한 공급 과잉을 겪었다"며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 전망이 보수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버용 D램은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전세계에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된다.
데이터 사용량 증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활성화로 서버용 D램 사용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AI와 고성능컴퓨팅(HPC) 관련 새롭게 등장한 애플리케이션이 서버용 D램 성장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챗GPT 등 생성형 AI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서버용 D램 수요가 폭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챗GPT 흥행으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반등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을 거라는 장밋빛 예상이 퍼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7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챗GPT가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의 경우는 오는 3·4분기 공급 부족 현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 삼성 빼면 AI 영향력 후진국

챗GPT가 메모리 반도체의 구원투수로 떠올랐지만 핵심 요소인 AI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가야할 길은 멀다. 챗GPT 등 초거대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의 영향력이 주요 국가에 비해 뒤쳐지고 있어서다.

과학·기술 정보 서비스 기업 클래리베이트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혁신전략정책연구소가 발간한 '20203 글로벌 AI 반도체 혁신경쟁'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은 AI분야 세계 발명·특허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비중은 5%에 그친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진우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우리나라는 AI분야에서 삼성전자가 기업의 발명·특허 수 기준으로 세계 상위 10위에 포함돼 있고, 발명 수 기준으로는 인텔과 엔비디아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면서도 "국내 대학들의 AI 반도체 연구 논문은 특허 인용과 상용화 관점에서 영향력이 상당히 저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향력 격차는 가면 갈수록 더 벌어질 수 있어,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선두 그룹을 따라잡을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며 "AI 반도체 전략으로 국제·산학 협력 연구 강화, 초기 혁신 연구를 위한 스타트업 육성 및 생태계 구성 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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