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매출 '신명품'이 이끌어... 새 브랜드 발굴 총력
2023.02.22 10:34
수정 : 2023.02.22 11:34기사원문
■신명품으로 사상 최대 매출
22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패션업계의 매출은 대폭 상승했다. 업계 1위 삼성물산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패션부문 연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매출은 2조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2%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1800억원으로 지난해 1000억원에 비해 80%나 성장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호실적은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등 신명품 브랜드의 인기가 견인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흔히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불리는 디자이너 브랜드 중 명품에 뒤지지 않는 품질과 디자인을 가진 신명품은 MZ세대 사이에서 기존 명품보다 인기를 얻으며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초기 10꼬르소꼬모, 비이커 등 운영하고 있는 편집숍을 통해 해외 브랜드를 수입하고 시장 반응을 분석한 뒤, 오프라인 단독매장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을 통해 국내에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안착시키고 있다. 프랑스 브랜드 아미는 2011년부터 삼성물산의 편집숍 10꼬르소꼬모 서울을 통해 수입했다. 이후 2013년 첫 단독매장을 오픈했고, 2016년엔 국내 독점 판권도 확보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아미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메종키츠네 역시 지난 2012년부터 편집숍 비이커를 통해 수입하다가 2018년 국내 독점 판권 확보 및 첫 단독매장을 오픈했다. 이후 카페와 함께 운영하는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백화점에 연이어 출점했다.
메종 마르지엘라, 아크네 스튜디오, 마르니 등을 수입·판매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지난해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해외 패션 브랜드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LF도 이자벨 마랑, 빈스, 바버, 바쉬 등 신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다. LF는 지난해 매출 1조9685억원, 영업이익은 1852억원을 거뒀다.
■새로운 '신명품' 발굴에 총력
신명품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패션업계는 새로운 브랜드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명품 브랜드가 제대로 자리잡을 경우 이를 수입, 유통하는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의 선호를 바탕으로 신명품이 기존 브랜드를 제치고 대세로 떠올랐다는 판단도 있다 .
국내 패션업계 신명품 전성시대를 연 삼성물산은 차세대 브랜드로 자크뮈스, 스튜디오 니콜슨, 가니를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올해 시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신명품 블루칩 브랜드의 역할이 기대된다"면서 "편집숍을 중심으로 신명품 브랜드를 지속 발굴, 인큐베이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프랑스에서 론칭한 자크뮈스는 지난해 10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첫 공식 매장을 열었다. 자크뮈스의 매출은 2022년 말 기준 전년동기 대비 100% 신장했다. 스튜디오 니콜슨은 지난해 9월 국내 첫번째 단독 매장을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오픈한 직후 주말 매출 2억원대를 기록했다. 보통 신규 매장의 하루 매출은 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 덴마크 패션 브랜드 '가니'는 지난해 10월 국내 첫번째 단독매장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오픈했다. 2020년 편집숍 비이커를 통해 들여오고, 백화점 매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기존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한섬도 지난해 스웨덴 브랜드 아워레가시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성사시켰다. 올해는 수입의류 편집숍 브랜드 '톰그레이하운드'의 남성 전문 매장을 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메가 브랜드로 키우는 게 매출 증대에 가장 효과적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취향이 다양하다보니 여러가지 콘셉트의 브랜드를 수입하고 있다"면서 "알려지지 않은 신명품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