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코 23년 만에 액분, 1주→3주...저축만 하는 日개미들 통할까

      2023.02.22 11:06   수정 : 2023.02.22 11:06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증시에서 최저 투자금액이 6번째로 큰 반도체 장비업체 디스코가 1주를 3주로 액면분할한다. 개인 투자자의 주식거래 활성화와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확대 등이 추진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액면분할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디스코는 다음달 31일을 기준으로 1주를 3주로 액면분할한다.

23년 만이다.

지난 21일 종가 기준 디스코의 최저 투자금액은 398만엔(약 3847만원)으로, 분할 시에는 132만엔(약 1276만원)이 된다.
그래도 도쿄증권거래소의 권고 수준인 '50만엔(약 483만원) 이상 5만엔(약 48만원) 미만'을 넘는다. 디스코 측은 추가 액분 가능성에 대해 "계속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최근 일본증시에서 액면분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30개 기업이 액면분할을 발표했다.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이 가운데 13개사가 최저 투자금액 50만엔 이상이고, 도쿄일렉트론(최저 투자금액 450만엔)이나 화낙(220만엔) 등도 액면분할을 발표했다. 도쿄일렉트론은 최저 투자금액이 상장사 가운데 네 번째로 크고, 화낙은 여덟 번째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최저 투자금액이 약 820만엔으로 최대였던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이 21년 만에 액면분할을 발표하기도 했다.

액면분할의 배경은 도쿄거래소의 투자단위 인하 요청이 먼저 꼽힌다. 도쿄거래소는 지난해 개인의 투자가 어려운 최저 투자금액이 50만엔을 넘는 2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단위를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개인들의 주식투자 참여를 확대하려는 일본정부의 움직임도 한몫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주요 공약인 '자산소득 2배 증가'를 실현하기 위해 NISA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NISA는 투자차익에 일정 기간 세금을 물리지 않는 개인 투자자 활성화 대책이다. 내년에는 일반 NISA의 연간 투자한도를 120만엔에서 240만엔으로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최저 투자단위가 수백만엔을 상회하는 곳이 많아 상장사의 투자단위 인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주식을 최소 100주 단위로 거래하게 만든 규제가 개인들의 투자 문턱을 높였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가총액 세계 1위인 미국 애플도 2만엔대에 사고 팔 수 있다"며 "개인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해외로의 '캐피털비행'(자본 도피)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21년 말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은 2023조엔으로 처음으로 2000조엔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092조엔이 예금과 현금이며 주식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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