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자숙' 샘 오취리 "내가 범죄자인가…한국서 살고 싶다"
2023.02.22 11:48
수정 : 2023.02.22 11:48기사원문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3년 전 각종 논란으로 방송에서 모습을 감춘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샘 오취리는 지난 21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앞서 그는 '관짝소년단' 패러디 비판, 케이팝 비하를 의미하는 'teakpop' 해시태그 사용, 동양인 비하 제스처, 성적 농담 동조 논란으로 3년간 자숙했다.
오랜만에 방송에 얼굴을 비춘 샘 오취리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사과드리고 싶다. 그동안 저를 좋아해 주고, 엄청나게 사랑해주신 분들께 실망드리고 제 실수로 인해서 고생한 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에 살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큰 사랑으로 돌려드리고 싶은데 여전히 사람들이 저보고 '가나로 돌아가라'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한국이 좋고,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MC 박미선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묻자, 샘 오취리는 "3년 전 고등학생 친구들이 졸업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그 당시 유행하던 가나의 '관짝춤'을 따라 했다. 얼굴도 검게 칠했다. 이걸 (SNS에) 올려 얘기해야겠다 싶어서 '흑인 입장에서는 안 좋게 볼 수도 있다'고 글을 올렸다. 그게 크게 화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 친구들 입장을 생각 못했다. 제가 그 친구들 얼굴을 가리지 않고 올려서 초상권 문제도 있었고, 그들이 일부러 흑인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 텐데 제대로 생각 못했다"며 "그때 사과문을 써서 올렸는데 사람들을 더 화나게 했다. 'teakpop'이 K팝을 비하하는 의도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과문을 올렸을 때 반응이 안 좋아서 '제대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말을 잘못했다가 괜히 오해 받을까봐 주변 사람들이 차라리 조용히 있으라고 했다. 그러다 일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샘 오취리는 "제가 한 방송에서 얼굴 찌푸리기 코너를 했는데, 그게 동양인 비하한 것처럼 됐다. '너는 동양인 비하하면서 왜 그 친구들 뭐라 하냐'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5년 전 '흑인의 매력에 빠지면 못 나온다'는 내용의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샘 오취리는 "성적인 의미로 보일 수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안 했다. 나는 아무 의도 없었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샘 오취리는 논란 이후 누리꾼들의 질타는 물론 일도 끊겼다고 고백했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가나가 한국을 상대로 이기자, 샘 오취리에게 악플이 쏟아졌다고.
그는 "'내가 누구지? 내가 범죄자인가' 싶었다. 밖에 나가는 것도 무섭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무서웠다.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니까. 집에 있고 싶고, 계속 자고 싶었다. 잠을 자면 생각을 안 하니까"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샘 오취리는 한국 친구들과 주변인들로 '한국인의 정'에 대해 느꼈다면서 한국에 대한 사랑을 계속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 13년 살았지만 아직도 한국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모르는 게 많다는 걸 깨달았다"며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살면서 배우고 실수한 걸로 또 배운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동시에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 "일단 글을 안 올렸을 거다. 생각이 짧았다. 만약 올렸어도 바로 잘못을 확실히 짚고 사과했을 거다. 또 그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연락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