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78명 '끝없는 추락'…韓 초고속 '인구소멸' (종합)

      2023.02.22 13:27   수정 : 2023.02.22 14: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이자, 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출생아 수, 합계출산율, 조출생률(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은 모두 1970년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수는 1년 전보다 17%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출생에서 사망을 뺀 인구 자연증가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감소분이 커지면서, 인구감소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출산율 0.7명대 진입…35세 이상 산모↑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산·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500명(4.4%)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0.81명) 대비 0.03명 감소했다.

조출생률은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감소했다. 조출생률 역시 지난해 처음 4명대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 0.78명은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최저치이자, 부동의 꼴찌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 이어 출산율이 낮은 이탈리아(1.24명), 그리스(1.28명), 일본(1.33명)보다도 월등히 낮은 수치다. OECD 국가들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이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혼인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 뒤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위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더 부정적인 시나리오에서는 합계출산율이 2025년 0.61명까지 떨어진다.

모(母)의 출산연령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대비 0.2세 올랐다. OECD 평균(29.3세)보다 3.7세 높은 수준이다. 평균 출산연령은 첫째아는 33.0세, 둘째아는 34.2세, 셋째아는 35.6세 등으로 나타났다.

고령(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35.7%로 전년보다 0.7%p 증가했다. 모의 연령별 출생아 수는 40대 초반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35세 이상 연령층의 출산율은 증가한 반면, 35세 미만 연령층 출산율은 감소했다. 1년 전보다 30대 후반(0.5명), 40대 초반(0.4명) 순으로 출산율이 증가했다. 20대 후반(-3.5명), 30대 초반(-2.6명) 순으로 출산율이 감소했다. 모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초반이 73.5명으로 가장 높고, 30대 후반이 44.0명, 20대 후반이 24.0명 순이다.

■사망자 수 '역대 최고'…초고속 인구감소

지난해 사망자 수는 37만28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5100명(17.4%) 늘었다. 조사망률(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은 7.3명으로 전년 보다 1.1명 증가했다. 사망자 수는 1970년 이후 역대 가장 많았고, 조사망률은 2010년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자연증가(출생-사망)는 -12만38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 6700명 더 줄었다. 인구는 2020년 첫 자연감소 후 3년 연속 줄었다. 인구 자연감소 속도는 2020년(-3만2600명), 2021년 (-5만7100명), 2022년(-12만3800명) 등으로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됨에 따라 인구소멸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통계청은 2038년부터는 매년 20만명 넘게 인구가 자연감소하고, 자연감소 폭은 2045년 30만명대, 2050년 40만명대, 2055년 50만명대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총인구는 2045년 4000만명대로 내려갈 것으로 추산했다.
혼인 자체가 줄고, 혼인을 늦게 하는 추세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전년보다 1000건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앞으로 고령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늘어날 것이고, 출생아는 적어질 것"이라며 "지금의 자연증가는 계속해서 감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