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우 "'배우 내 길 맞나' 고민할 때 '카지노' 만나…10㎏ 감량"
2023.02.22 18:01
수정 : 2023.02.22 18:01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극본, 연출 강윤성)는 돈도 빽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최민식 분)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시작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1월25일 파트 1을 마무리한 뒤, 현재 파트 2가 공개 중이다.
이해우는 '카지노' 파트 1에서 필립으로 활약했다.
극 중 이해우는 등장부터 엔딩까지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카지노'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활약했다. 앞서 귀공자 이미지로 알려진 이해우는 180도 다른 필립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
'카지노'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알린 배우 이해우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카지노'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필립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 제작사에 있는 친한 형이 자리를 마련해 줬다. 필립 캐릭터 영상을 찍어서 보내드렸는데, 부족한 거 같아 영어 대사를 한 것도 덧붙이고 그랬다. 영어는 고등교육을 받은 한국인 수준?(웃음) 그러면서 '카지노'에 거의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됐다. 뛰어난 선배님들, 스태프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이 작품에 출연하기 전에 잠시 공백기를 갖고 있었다던데.
▶군대에 다녀오고 나서 4~5년 정도 쉬었다. 계속 제자리에서 맴돈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이게 내 길이 맞나' 싶더라. 그러다 아버지께서 운영하시는 조명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마음 깊숙한 곳에는 배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여전히 있었다. 그래서 매일 발성 연습을 하고 독백을 하는 등 (나만의) 루틴을 꾸준히 지켜왔다. 그러던 중 '카지노' 오디션을 보고 합류하게 됐다. 합격 소식을 듣고 감동이 밀려왔다.
-'카지노'로 오랜만에 복귀하니 첫 리딩 때 많이 떨렸을 듯하다.
▶캐스팅이 됐을 때 기뻤지만 최민석, 이동휘, 손석구 등 쟁쟁한 분들과 함께 연기를 하게 되니 '폐를 끼치지 않을까', '내 연기로 만족시킬 수 있을까'가 고민되더라. 첫 리딩 때는 일단 튀지 말고 잘 묻어가자는 생각을 했다.
-작품 속 비중은 적지만, 강렬하게 퇴장하는 핵심 인물이다. 임팩트를 줘야 해 부담도 컸을 것 같다.
▶그 지점에 대해 고민한 건 없다. 임팩트를 줘야겠다는 생각보다, '차무식 일대기'인 극에서 필립은 차무식을 받쳐주는 역이기에 그걸 잘 해내자 싶었다.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어떻게 연기하고 리액션할지를 고민했다.
-필립을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거나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실제 현지 에이전트를 인터뷰하면서 필립의 모델일 수 있겠다 싶은 분을 만났다. 그 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또 기존 이미지와 상반된 필립을 보여드리기 위해 몸도 제대로 만들고 10㎏ 정도 감량했다. 태닝도 3개월 동안 받았는데 부족해서 현지에서도 추가로 받았다.
-극 중 필립과 소정의 미묘한 관계성도 관심을 끌었다. 둘은 어떤 관계였을까.
▶두 사람의 감정이 진짜 사랑일까, 아니면 호감 정도일까에 대해 고민했다. 감독님과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내린 결론은 아무리 첫눈에 반해도 만난 기간에서 나오는 애정도가 있을 것이니, 두 사람의 감정을 호감 정도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필립이 돈을 들고 도망간 소정을 만나 돌아가자고 한 것도 상대를 향한 감정보단 그 돈을 가지고 가지 않으면 차무식이 본인을 죽일 거라는 걸 알아서가 아니었을까.
-결론적으로 필립은 차무식 손에 죽는다. 4회에 등장해 7회에 사망하는데, 이른 퇴장이 아쉽진 않았나.
▶정말 좋은 동료들과 함께한 것 자체가 영광이라 그동안 아쉽지 않다고 말했는데, 시즌 2가 오픈되니 아쉽더라.(웃음) 그래도 '카지노'에 출연하면서 많이 배웠고, 배우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연락을 받은 게 처음이라 정말 행복하고 좋았다.
-최민식과 호흡은 어땠나.
▶정말 대단하신 분 아닌가. 촬영할 때 선배님이 주시는 에너지를 받기만 해도 돼서, 내가 가진 것보다 더 좋은 게 나온 것 같다. 그러면서도 평소엔 정말 장난도 잘 치시고 농담도 좋아하셔서 함께하면서 즐거웠다. 첫 촬영 때도 긴장을 많이 하고 갔는데, 편하게 대해주셨다. 두 달 동안 작업 하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무엇보다 '배우는 솔직해야 한다', '다른 걸 신경 쓰지 말고 연기를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에만 집중하면 된다'라고 하셔서 지금도 그 말씀을 새기면서 도움을 받고 있다.
-손석구, 이동휘 등 다른 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석구 형은 정말 대본이 너덜너덜할 정도로 본다. 이번에도 스토리부터 주제까지 모든 걸 파악하고 있어서 같이 하면서 정말 자극을 많이 받았다. 동휘 형은 현장 분위기 메이커였다. 우리가 좋은 팀워크를 보여준 건 다 형 덕분이었다. 홍기준 선배님은 내가 연기적으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상담을 해주시고 해결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셨다.
-작품에 대한 반응들도 찾아봤나.
▶악플을 보면 상처를 받을까 봐 원래 반응은 안 찾아보는데, '카지노'는 유튜브 클립을 보니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다 찾아보고 캡처도 했다.(웃음) 특히 파트 1 말미에 필립과 김소정의 공조부터 사망까지 그 스토리 라인을 신경 썼는데, 그 부분을 좋아해 주셔서 기뻤다.
-'출장 십오야'를 보니 적극적으로 참여하더라. 예능에도 관심이 있는지.
▶이전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십오야'를 해보니 정말 즐겁더라.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행 예능이나 '나 혼자 산다' 같은 예능에 한 번 나가보고 싶다. 편안한 상태의 내가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카지노'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인 건 당연하고, 애틋한 가족 같은 느낌이다. 부모님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애틋함 감정이라고 할까. 내가 심적으로 방황하고 있을 때 방향을 잡아준 작품이다. 그런 고마움이 있어 더 감사한 작품으로 남을 듯하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돌아보면 어떤가.
▶일단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당시에는 고민이 많았지만 정말 열심히 했었던 것 같다. 이제 '카지노'를 통해 방향성을 찾았으니 연기에 집중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달라.
▶올해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겠다.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다. 바쁘게 활동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