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3.5%서 쉼표 찍은 한은..이창용 "5명은 최종금리 3.75% 열어둬"
2023.02.23 13:45
수정 : 2023.02.23 16: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7차례 연속 금리인상 후 10개월만에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가운데 상반기 내 금리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조윤제 금융통화위원이 0.25%p 인상의 소수의견을 낸 데 이어 금통위원 5명이 최종금리 수준을 3.75%으로 열어뒀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 패스(path·경로)가 이번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라며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를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 한 분은 당분간 금리를 3.5%로 동결하고, 다른 다섯 분은 최종금리를 당분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번 동결은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게 아니라 과거 패턴처럼 (올린 후에 동결해두고) 추가로 올릴 필요가 있는지 고려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경기부양이나 금융안정도 고려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 등 물가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경기침체나 부동산 시장 불안을 주된 이유로 물가를 고려하지 않거나, 물가를 희생하는 식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사실과도 맞지 않고 한국은행의 의도와도 다르다"라며 "경기와 금융안정도 고려하지만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 둔화)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자는 취지고, 물가경로가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현재 물가경로에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일단 동결하고 지켜본 것이지, 금리인상을 끝내겠다는 선언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 총재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도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당초(지난해 11월) 전망치인 3.6%에서 3.5%로 낮췄다. 올해 국제유가가 작년보다 낮아지고 경기가 둔화되는 등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됐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였다. 이 총재는 "지금까지 1년 6개월간 기준금리를 3%p 올리면서 물가가 어느정도 되겠다는 전망이 있다. 1월에는 물가상승률이 5.2%로 (둔화 속도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2월에는 5% 내외로, 3월부터는 4%대로 낮아지고 이 추세가 계속돼서 올해 말에는 3%대 초반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예상되는 경로로 가게 되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굳이 금리를 올려서 긴축으로 갈 필요가 없다"라며 예상 경로대로 물가상승률이 둔화한다면 금리동결을 장기화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