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현' 굳히기에 불꽃튀는 與 전대 네거티브...정면돌파 선택한 金
2023.02.23 16:49
수정 : 2023.02.23 16: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분위기가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더욱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김기현 후보가 이른바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 굳히기에 돌입하자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 김 후보를 향한 합동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김 후보는 '울산 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3人 "어대현' 막자" 金겨냥 맹폭
23일 강원 홍천 홍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합동연설회'에서도 세 후보가 김 후보를 일제히 공격하는 양상이 지속됐다.
포문은 황 후보가 열었다. 황 후보는 "저는 김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하고 있다.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닌 자유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고 살려내기 위한 것"이라며 김 후보에게 사퇴를 종용했다.
뒤이어 안 후보도 "보수의 핵심이 바로 도덕성인데, 그런 면에서 김 후보는 적임자가 아니다"라면서 "지난해 대선 때 대장동 사태를 일으킨 이재명 대표에게 표를 줄 수 없어서 정권교체가 된 것처럼, 부동산 의혹이 있는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국민들 표 제대로 받을 수 있겠나"고 강하게 질타했다. 안 후보는 "특히 2030세대의 분노를 사서 김 후보는 이미 그 터널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천 후보는 김 후보의 색깔론을 정조준했다. 그는 "신 선생을 존경한다고 말한 안 후보는 종북좌파인가"라면서 "신 선생의 베스트셀러 책을 읽은 수많은 국민들도 다 종북좌파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김 후보는 "당 대표 되겠다는 분이 당내 분란을 일으키고 대통령을 견제하고 싸우겠다고 하면 용납되겠는가"라면서 "대통령과 가깝다고 내쫓아야 한다는 사람을 뽑아야 하겠는가"라고 안 후보와 천 후보를 함께 겨냥했다. 이어 울산 땅 의혹에 대해서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해서 전당대회를 흐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분을 당대표로 모시면 안된다"고 받아쳤다.
■ 치열한 네거티브‥2위 위한 적자생존
김 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울산 땅' 의혹을 정면돌파하면서 '어대현' 굳히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자신이 구입한 땅이 1800배 올랐다는 의혹에 대해 "6차선 도로 옆 아파트 부지를 산 중턱에 위치한 김기현 후보의 임야와 비교한 것"이라며 "민주당(양이원영 의원)이 제시한 땅이 실거래가로 183만원, 해당 토지 공시지가는 작년 4월 기준 25만4600원이다. 제가 소유한 땅의 공시지가는 2270원"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자신의 의혹과 관련된 진상조사단을 출범시킨 것을 언급하며 "또 자살골을 넣으려고 작정한 것 같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반면 세 후보는 '2위'로 결선투표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실제 지난 22일 자정을 넘겨 열린 '제3차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도 세 후보는 김 후보에게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안 후보는 공무원의 정치중립의무를 언급, "김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공천에 대해 의논한다고 했는데, 법적인 문제 소지가 있다"면서 "김 후보 스스로가 위험한 발언을 거듭해서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의 '울산 부동산 KTX 시세차익 의혹'을 재차 언급하며 김 후보에게 사퇴를 촉구했고, 천 후보도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의원 연대)의 장제원 의원에 대한 행보를 지적하는 등 김 후보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를 1위를 견제하면서 결선투표를 향하는 2위 싸움을 위한 적자 생존의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결선투표로 향하는 2위를 향한 각자도생 싸움이 치열해진 것"이라며 앞선 TV토론에서 천 후보가 황 후보의 입을 빌려 김 후보를 비판한 이유를 김 후보를 지지하는 친박(친박근혜)계를 황 후보쪽으로 분리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장성철 정치평론가도 "김 후보가 받고 있는 비판은 1등 후보의 숙명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에 대한 대세가 흔들리지 않는 수치가 확인되고 있다"면서 "남은기간 동안에도 지속적인 공방이 이어지겠지만 나머지 후보가 유효 득점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든다"고 전망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