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개월' 단일·소수종목 ETF 인기 시들

      2023.02.23 18:47   수정 : 2023.02.24 09: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야심차게 등장했던 단일·소수종목 상장지수펀드(ETF) 간 희비가 갈렸다. 선호하지만 개별 종목 투자는 겁났던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으나, 상승장에서 그 수혜를 오롯이 입지 못한 한계를 보였다. 주식 비중이 제한되고 단일 혹은 소수에 의존해야 하다보니 그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측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의 연초 이후(22일 기준) 수익률은 15.12%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엔비디아를 전체 자산의 약 31%로 담고, 나머지는 국고채로 채운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올해 들어 40% 넘게 뛴 덕택에 해당 ETF의 성과도 양호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주가는 60% 이상 급등했고, 이를 30%가량 편입한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은 14.9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KBSTAR 삼성그룹Top3채권혼합블룸버그'와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의 성과는 각각 2.91%, 3.54%에 그쳤다. 'ARIRANG Apple채권혼합Fn' 역시 수익률이 4.12%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가는 올해 10.5%, 14.6% 올랐다.

이들 상품은 지난해 8월 말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에 따라 등장했다. 기존엔 혼합형 ETF를 주식과 채권 '각각' 10종 이상을 담아 구성하도록 규정했으나 '자산유형별 구분 없이 총 10종 이상'으로 변경됐다. 주식을 1종만 담고, 나머지 9종은 채권을 편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퇴직연금 활용도를 높일 수단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소개됐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30%를 안전자산를 투자해야 한다. 주식 비중이 40% 아래인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데, 단일종목을 30% 언저리로만 담은 상품이라면 퇴직연금에서도 간접적으로 해당 종목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 종목에 기대다 보니 어떤 종목으로 선택했느냐에 따라 성적이 크게 갈렸다. 하락장에선 방어력이 강하지만 여러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일반 ETF 만큼 하방 압력을 견디기는 힘들 가능성이 크다.
또 채권값은 대개 금리가 상승하는 구간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주가 하락분을 채워주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실제 이들 ETF가 끌어모은 자금은 아직 크지 않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6종의 합계 순자산총액은 90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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