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대항마로 '에이닷' 띄운 SKT 유영상 사장

      2023.02.27 11:31   수정 : 2023.02.27 14:20기사원문

【바르셀로나(스페인)=김준혁 기자】 "지난해 11월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인공지능(AI) 컴퍼니 비전을 선포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왜 AI 컴퍼니인가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3~4개월 만에 챗GPT 등 AI 바람이 불면서 순풍이 확 불고 있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23) 개막을 앞두고 지난해보다 심화된 AI 비전을 밝힌 유영상 SKT 사장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격적으로 투자 중인 오픈AI의 챗GPT를 수차례 언급했다.

MS가 검색 서비스 빙(Bing)에 챗GPT를 적용해 검색엔진 구글의 대항마로 떠오른 것처럼, SKT도 한발 빠른 AI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AI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26일(현지시간) 진행된 MWC 2023 SKT 기자간담회에서 유 사장은 이처럼 챗GPT 사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우선 자체 개발한 AI 비서 에이닷의 감성·목적 대화를 챗GPT와의 차별화 지점으로 지목했다. 그는 "최근 챗GPT를 비롯해 많은 AI 기술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것이 완결적인 AI 서비스 구현인가에 대해선 여러 의문을 갖고 있다"며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선 아직 AI 기술이 등장했을 뿐이지 AI 서비스가 완벽히 구현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에이닷에 감성·목적(Task-Oriented) 대화를 접목시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챗GPT가 주로 지식대화에 활용되는 반면, 에이닷은 감성·목적 대화 등 초개인화 역량을 중심으로 다양한 부가서비스에 연계하겠다는 취지다.

유 사장은 "챗GPT는 지식대화라고 할 수 있다. 지식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좋은 일들을 해주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식·감성대화 등 개인의 데이터를 AI 제공 및 결합해 초개인화된 대화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것이 SKT가 추구하는 철학과 챗GPT의 기술 차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S의 사례처럼 AI전환(AIX)을 주요 사업에 접목시켜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AI 역량을 빠르게 축적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유 사장은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조직에 다른 프로젝트는 중단하고 MS 서비스에 접목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며 "SKT도 AI 컴퍼니로써 주요 사업인 모바일과 미디어, 구독 사업에 AI를 적용시키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AI를 잘 활용한다면 빅테크들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현재 검색 분야에서 3% 점유율 정도를 가진 MS가 80%대 점유율을 가진 구글의 검색엔진을 공격할 수 있게 하는 게 AI 서비스다"며 "이유는 통상적인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전통 서비스들을 건너뛰고 바로 AI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접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전환(DX)보다 AIX가 훨씬 더 앞서나간 개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KT는 향후 에이닷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AI 서비스가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