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주 23조 날았다..K-방산, 최대 10년 호황 무르익는다
2023.02.27 16:21
수정 : 2023.02.28 10:07기사원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지난해 K방산 수주 규모가 역대 최대인 23조원(173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효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방산업체 '빅4'의 영업이익 규모가 사상 첫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효과로 실적·수주잔고 역대급
2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방산은 천궁-Ⅱ(아랍에미리트), K9 자주포(이집트·폴란드), 원양경비함(필리핀), K2 전차(폴란드), FA-50 경공격기(폴란드), 천무(폴란드) 등의 수출 계약을 맺으면서 역사상 최대 규모인 173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수주 성과가 실적에 포함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방산 업체들은 지난해 일제히 호실적을 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3753억원, 매출 6조53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5.5%, 18%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찍었다. 폴란드 K9 1차 계약 물량 중 초도 물량 수출, 국내에서 수주한 30㎜ 차륜형대공포, 화생방정찰차 공급 등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현대로템도 작년 영업이익이 1745억원, 매출은 3조1633억원으로 전년 대비 83.9%, 10.1% 늘었다. 디펜스 솔루션(방산) 부문 매출은 1조592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8% 증가했고 수주 잔고도 지난해 말 기준 5조2749억원을 기록해 2021년(1조7033억원) 대비 210% 급증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 영업이익 1416억원, 매출 2조78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3.1%, 8.8% 각각 늘었다. 수주 잔고는 24조60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에 이르렀다. LIG넥스원은 작년 영업이익이 1791억원, 매출 2조2208억원으로 각각 84.3%, 21.9% 증가했다. 천궁Ⅱ 수출 계약에 힘입어 수주잔고도 지난해 말 기준 역대 최대치인 12조265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더 좋다
올해는 수주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담당 상무는 지난 24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폴란드 K9 1차 잔여 물량과 천무 1차 계약이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라며 "내수 판매도 견조해 작년에 이어 지속적인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K2 노르웨이 수출은 무산됐지만 KAI는 이달 24일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FA-50 18대 1조2000억원(9억2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말레이시아는 FA-50과 동일기종으로 2차 18대 추가 도입을 계획하고 있어 물량은 최대 36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게다가 올해는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2차 본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2차 계약은 1차 계약(K2 180대, K9 212문)보다 훨씬 더 큰 규모가 될 수 있다. 최근 양국 업체들은 K2·K9 2차 이행계약 체결을 위한 컨소시엄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은 루마니아 정부·국영방산기업 롬암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무기·탄약 생산 등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K9,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IFV) 등의 수출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LIG넥스원도 향후 대공미사일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공동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산업연구원 장원준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국내 방산 업체들의 수주가 본격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고 '방산 골드러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향후 5~10년간 관련 시장이 좋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당분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전세계적으로 방산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