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굴리기 전에 박힌 돌 먼저 본다...이복현 “스몰 라이선스·챌린저뱅크, 각론일뿐” 일축

      2023.02.27 16:15   수정 : 2023.02.27 17: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연일 은행권 경쟁 촉진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스몰 라이선스나 챌린저 뱅크 등의 외부 변수를 통한 경쟁 생태계 조성만이 해답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기존 금융사 간의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나 지대추구적 환경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2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 신사옥에서 현장간담회를 갖고 “시장의 신규 진입만이 경쟁의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인터넷전문은행 3사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핀테크기업 3사의 대표와 만나 기업 혁신 사례와 사업추진 시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스몰 라이선스, 챌린저 뱅크 등을 시중은행의 과점체제를 타파할 방안으로 언급했다. 은행 업무에 대한 인허가를 세분화한 스몰 라이선스와 중소기업, 소매금융 등 특정 업무에 주력하는 특화은행, 챌린저 뱅크를 도입해 ‘메기 효과’를 노린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과점 부작용을 완화할 방안 중 하나일 뿐 능사는 아니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이 원장은 은행권의 경영 촉진 방안을 두고 “균형 있게 (여러 방법을) 앞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전체 금융판을 흔들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방식의 분야별 특성화 은행의 진입을 허용해 은행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4 인터넷은행 인가 가능성에 관해서 이 원장은 “현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더 경쟁할 수 있는 부분을 살피는 게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특히 보험사와 증권사, 카드사 등에 지급결제 등 은행권 업무를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 동일 기능-동일 규제를 언급하며 건전성이 가장 큰 고려사항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원장은 “기본적으로 (비은행) 산업이 은행 영역에 들어와 그 역할을 한다고 하면 적어도 은행이 받는 건전성 규제의 틀 안에서 동참해야 할 것”이라며 “은행의 타업권 진출도 마찬가지로 타업권이 요구하는 소비자보호 정신이 구현될 수 있는 틀 안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또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체율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 원장은 "씬파일러(금융거래이력부족자)에 대한 신용 공급이란 인터넷은행 출범 취지에 비춰보면 정책적 지향점이 명백하다"면서도 "경쟁 환경이 강화된 만큼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개선책이 나온다면 적극 검토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터넷은행 3사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목표치에 준하는 중·저신용자 대출 실적을 거뒀으나 연체율이 지나치게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인 25%를 모두 달성했고 토스뱅크도 40%를 돌파했다. 그러나 인터넷 은행 3사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2915억91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4분기 말(1062억원) 대비 3배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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