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내내 안쓰럽던 고아인, 잘 살게 돼 기뻐요"

      2023.02.27 18:07   수정 : 2023.02.27 18:07기사원문
"좀 더 사람답게,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사는 게 성공한 삶 아닐까요." "저도 신인시절 현장이 무서워 도망치고 싶었는데 잘 버텼죠."

대기업 광고대행사를 무대로 '오피스 전투극'을 표방한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연출 이창민·극본 송수한)가 지난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국 평균시청률 16.0%, 수도권 17.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룹 내 최초 여성 임원 고아인을 연기한 이보영(사진)은 "나와 고아인은 공통점이 전혀 없다"며 웃었다.

"그렇게 강박적으로 (성공에) 집착하며 살고 싶지 않다. 고아인처럼 센 척 포장도 못한다.
그런 고아인이 너무 안쓰러웠다"라고 말했다.

친척 집에서 눈칫밥 먹고 자란 지방대 출신의 고아인은 독하게 성공을 추구하는 인물로 온갖 난관을 헤치고 결국 광고대행사 대표 자리에 오를 기회를 얻지만 자신의 팀원들과 함께 창업하며 새로운 출발선상에 선다.

이보영은 결말에 대해 "고아인이 인간적으로 성장해서 상처를 치유하고 모든 게 회복된 상태로 끝나서 좋다"며 "무엇보다 잘 자고 잘 먹게 됐다. 사랍답게 잘 사는 법을 깨닫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대행사'를 찍으면서 "직장인들의 조직생활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그는 "저도 어릴 적에는 현장이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도망치고 싶을 때도 많았죠. 정말 정신이 탈탈 털려서 뭐하고 사나, 넋이 나간 적도 있었죠."

이보영은 "나와 이 일이 안 맞나 고민하던 시간도 있었다"며 "그러다가 어느 순간 현장의 공기가 좋더라. 살아있는 것 같고 내가 여기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더라"라며 자신의 변화를 설명했다.

달라진 계기를 묻자 남편이 된 배우 지성을 만난 게 좋은 자극이 됐다고 했다. 그는 "나와 달리 연기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더라.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도 변했다"고 돌이켰다.

이보영은 "(데뷔 10년차에 방영된) '적도의 남자'(2012)는 정말 간절하게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후회없이 최선을 다한 작품이었죠. (후속작인) '내 딸 서영이'까지 1~2년간은 나도 놀랄 정도로 작품에 완전 몰입했어요"라고 설명했다.

두 작품을 계기로 이보영은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신의 선물-14일' '마더' '마인' 그리고 '대행사'까지 성공하며 '시청률 여왕'으로 안착했다. 그 사이 8살과 4살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그는 배우로서도 더욱 노련해졌다.

그는 "'마더' 때만 해도 캐릭터에서 못벗어나 작품 끝나고도 울고 그랬다. 이젠 대문 열면 바로 캐릭터와 분리된다. 시끄러운 상황에서 대본도 잘본다"라고 웃었다.

이보영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가족"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혼자 사는) 고아인이 불 꺼진 집에 들어가는 장면을 찍을 때마다 아팠다. 되게 외롭게 느껴졌다. 내게 가족은 큰 힘"이라고 부연했다.

이보영은 "늦게 출산해서 그런지 애들이 너무 빨리 크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육아는 남편과 같이 합니다.
손 노는 사람이 돌봐야죠. 다행히 지금까지는 스케줄이 잘 맞아떨어졌어요. 육아 때문에 마음에 든 작품을 서로 포기한 적은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서로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출연작에 대해 조언은 삼간다.
"로맨틱 코미디는 안 들어온다"며 아쉬움도 살짝 내비친 그는 "차기작도 사연 많은 전문직 여성"이라며 웃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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