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중기부 장관 "'50+' 비전으로 중소기업을 주역으로"
2023.03.01 15:05
수정 : 2023.03.01 15:05기사원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이 올해도 중소벤처기업 문제 해결사로 나선다. 지난해 중소기업계의 숙원사업 이던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 소비 진작을 위해 열린 두 차례의 동행축제 성공 개최, 2억3000만달러(3000억원)의 글로벌펀드 결성 등 이 장관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중기부 장관으로 취임후 폭주기관차 같은 열정과 패기를 보여왔다.
올해도 복합위기 속 중소기업·소상공인 성장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UAE, 다보스포럼 등 해외 순방으로 글로벌 공조에도 힘쓰고 있다.
민간 기업인 출신 첫 여성 국무위원인 이 장관은 중소·소상공인·벤처기업 업계 공감을 이끌어 내며 장관 2년차를 맞고 있다.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 과정에서 국무위원들과 '끝장토론'으로 반대와 불신의 목소리를 설득하며 결실을 이끌어 낸 이 장관은 중소기업·벤처기업인들에게 중기부 정책행보에 신뢰를 받고 있다.
대담 = 정명진 중기생경부장
다음은 일문일답.
―'50+' 비전에 대해 설명한다면.
▲중소기업은 직·간접적으로 대한민국 전체 수출액의 약 39%를 차지하며 수출의 중요한 축을 맡고 있다. 대기업만 돈을 벌고 있는 것이 아닌 중소기업들도 돈을 벌고 있다. 수출 뿐 아니라 여러 지표에서 중소기업들이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50%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우선 2027년까지 '50+' 달성이 목표이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50%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올해 중기부의 팀 이름은 '진격의 중기부'다. 성과 중심의 업무 체계를 구축, 집중해야 할 핵심미션을 공유하며 성과 창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50+'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 것인지 궁금하다.
▲달라지는 것 보다는 중소기업의 위상을 제대로 잡아보자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들이 대한민국에서 현재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이 수가 많고 열악한 곳이 있다 보니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사실 중소기업계 종사자들 역시 40% 수준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 수는 728만6023곳, 종사자 수는 1754만1182명으로 전체의 99.9%, 81.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 비중은 47.2%에 머무른다. 수출 역시 직·간접 도합 40% 가량이다.
또한 지난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벤처기업 매출액을 대기업과 비교하면 삼성(311조원)에 이어 재계 2위 수준이다. 현대차(204조원), SK(169조원), LG(147조원) 등을 상회했다. 벤처기업 매출액은 2010년부터 삼성에 이어 2위 수준을 유지했다. 2021년 기준 벤처기업 종사자 수는 83만4000여명으로, 삼성(26만7000명), 현대차(17만5000명), LG(16만명), SK(11만8000명) 등 국내 4대 그룹 전체 고용인력(72만명·상시근로자)보다 11만명 넘게 많다.
이같은 성과면에서 대기업과 상생을 넘어 협력자 수준이 되는 만큼 대한민국 경제의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두 주체가 양 날개가 돼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올해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가 나온다. 어떻게 보고 있나.
▲올 하반기는 나쁘지 않다. 해외에 나가 보면 한류 K뷰티 K팝 넘어 K푸드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얼마전 UAE 순방에 갔을 때 광어회를 비행기로 받아서 먹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주목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투자 환경도 튼튼해졌고 고퀄리티 상품도 늘어나고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에 경쟁력도 높아지면서 한국기업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다만 걱정스러운 점은 분위기, 기세다. 지난해 하반기 각종 지표가 떨어지고 난방비 전기료 등이 오르면서 소비 위축과 함께 힘들다 힘들다 하다보니 더 위축되는 분위기다. 힘든 것은 극복이 가능한데 사기가 떨어지면 극복이 안된다. 사기가 떨어지지 않기 위한 작은 물꼬라도 틔우기 위해 요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함축적 의미를 담은 글들을 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호전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렵다 힘들다'는 분위기를 전환해 힘을 합쳐 견고하게 나가야 한다.
―납품대금 연동제 법제화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하지만 시행에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방안은.
▲법제화까지가 납품대금 연동제의 시즌 1이었다면 이제는 연동제를 기업 문화로 만들기 위한 시즌2가 시작될 것이다. 사실 납품대금 연동제는 법적 강제보다 업계의 참여와 협조가 중요하다.
중기부는 지난달 기업 및 경제단체와 함께 연동제를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민관 합동의 ‘현장안착 TF’를 발족했다. 다행히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적극적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경제단체들이 다소 미온적인 부분은 있지만 실무협의에는 참여 중이다.
최근 법 시행 전 연동제를 미리 도입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납품대금 연동제 동행기업’ 모집을 시작중이다. 연말까지 6000개사 이상 모집되면 연동제가 정착돼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추가 연장근로에 대한 부분은 법 통과가 이뤄지지 않았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 유효기간 연장 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정부는 경직적·일률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주52시간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제도 개편을 위해 민관 합동 TF를 구성해 논의중에 있으며 중소기업계 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 등도 추진한다. 그 과정에서 발굴된 개선과제를 고용노동부에 전달하고 지속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규제자유특구가 올해로 도입 4년 차를 맞이했다. 글로벌 혁신특구로 추진할 계획은.
▲규제자유특구는 비수도권 14개 시·도에 총 32곳이 지정돼 있으며 짧은 시간에 규제·기술·지역 혁신의 대표적인 제도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위치정보법 등 규제법령 17건을 개정했고 세계 최초 실증도 13개 과제에서 추진 중이다. 이러한 혁신의 결과로 투자유치 4조원(연평균 70.1%↑), 매출 1,069억원(연평균 36.3%↑), 일자리 3,794명(연평균 5.1%↑), 기업유치 284개사가 창출됐다.
그간의 성과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현재 실증기간 '2+2년'에서 장기간 실증이 필요한 신기술 분야에 대해서 '4+2년'으로 확대하고, 광역자치단체에 국한돼 있는 신청 자격을 기초자치단체까지 확대하는 ‘규제자유특구 고도화(2.0)'을 추진하여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지방시대로의 이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국내외 규제 차이에 따른 맞춤형 지원체계 구축과 선진국 이상의 기업 혁신 환경을 구축하는 글로벌 혁신 특구 조성을 올해 추진할 예정이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알고 있다.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는 지역 생산력 증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전시장 건설과 행사에 따른 약 50만 명의 고용창출 등 대한민국 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중요한 행사다. 우리나라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설립 이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유일한 국가이다. 현재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박람회 주제인 ‘대전환(Transformation)’을 구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국가라고 생각한다. 중기부는 한류를 활용한 K-CON 대륙별 순회, UAE 무역사절단 등을 통해 집중 홍보할 계획이며 외신, 해외거점 중소기업 지원기관 등 다양한 해외 소통망을 활용해 부산 개최 당위성을 알릴 것이다. 또 온누리상품권 앱, 디지털 소식지인 ‘월간중기누리’ 등 모든 가용자원을 총 동원해서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