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고양이 강제방출 후 보호시설로
2023.03.01 15:28
수정 : 2023.03.01 15: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문화재청과 제주세계자연유산본부가 뿔쇠오리 보호를 위해 마라도에 서식하는 고양이를 적절한 보호 방안 없이 반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거세진 바 있다. 고양이가 뿔쇠오리 개체수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섬에서 포획돼 보호소로 강제 이동된 셈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동물단체들은 포획부터 치료, 관리까지 고양이 안전이 최우선돼야 하며 보호대책 또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문화재청과 제주세계자연유산본부는 마라도 고양이 포획에 들어갔다. 고양이들은 세계유산자연본부 내에 마련된 보호시설에서 지내게 된다. 포획된 고양이들은 2일 오전 바지선을 통해 섬 밖으로 이동하며, 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중성화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고양이들은 세계유산본부 옆 야외에 신설되는 보호시설(약 396㎡)에서 지내게 된다. 포획과 검진, 이송에는 전국 길고양이 단체연합(전길연)과 제주 지역 단체인 혼디도랑이 참여한다.
유기동물 없는 제주네트워크(유동네)는 세계자연유산본부 측에 당초 132㎡로 계획된 보호시설이 협소하다는 점과 영역별로 고양이를 구분해 보호할 것을 요구한 결과 396㎡로 확대된 지역에 컨테이너 세 개를 설치하고, 두 영역으로 나눠 관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앞으로 마라도에서 포획된 고양이에게 마이크로칩(등록칩)을 이식해 이력제를 실시하고, 반출되는 고양이의 모든 정보를 시민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동물단체들은 "마라도의 경우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문화재로서 문화재법을 근거로 일방적인 고양이 반출이 강행됐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일 뿐 다른 지역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며 "고양이 반출과 같이 일차원적이고 단순한 접근이 아닌, 생태계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해 올바른 방안을 도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처럼 동물의 자연스러운 습성과 그로 인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간의 관계를 혼동함으로써 특정 동물이 불필요하게 고통받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