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최대 승부처' 수도권 당심은 누구에게로..

      2023.03.03 05:00   수정 : 2023.03.03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양=서지윤 기자]"말 그대로 사생결단의 각오로 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고양 거주 책임당원 A씨)
2일 가장 많은 표가 몰려있는 수도권의 '피날레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경기 고양체육관 주변으로 이날 오전부터 각 후보측 지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서로 지지하는 후보들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며 각자 연호하느라 바로 옆 사람의 이야기가 안들릴 정도로 시끌벅적했다.



'붉은 악마' 머리띠를 한 김기현 후보 지지자들은 '우리 당의 자존심'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김기현'을 외쳤고, 황교안 후보측은 풍물놀이로 주변의 시선을 끌면서 황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안철수 후보의 유세 차량에선 "총선 승리 안철수" 구호가 흘러나왔고, 뒤따르던 지지자들은 연신 '안철수' 지지 구호를 외쳤다.
한 쪽에선 '170V 안철수'라고 쓰인 풍선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석(169석)보다 한 석 많은 의석 수를 내년 총선에서 획득하자는 의미로 읽혔다.

총선 승부의 가늠자인 수도권에서 열리는 마지막 연설회라 그런지 당권주자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했다. 주자들간 지지 호소 경쟁의 명분 중 하나가 바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이기 때문이다.

연설회 시작 20분 전에 행사장 도착한 안 후보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연설회장으로 입장했다.

기자가 만난 김, 안 후보측 지지자들은 모두 당 대표의 주요 역할로 '내년 총선 승리'를 꼽으면서 각자 지지하는 후보가 총선 승리를 위한 적임자라고 확신했다


그동안 진행된 지역순회 연설회 기간 내내 상대방 후보를 향한 날선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지속됐던 네거티브전은 이날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안 후보측 지지자들은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김 후보를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안 후보가 결국 결선투표에서 막판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민모(남·60대)씨는 "김 후보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안 후보가 (대표에)당선돼야 한다. 안 후보는 청렴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를 국민의당 창당 때부터 지지해왔다는 김모(남·60대)씨는 "지난해 대선 당시 정권 교체에 안철수의 공이 가장 컸는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설치고 있다"며 윤핵관을 향해 곱지않은 시선을 흘렸다.

반면 김 후보 지지자들은 당 대표가 갖춰야 할 주요 덕목으로서 '소통'을 강조하며 당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김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세종시에서 올라온 송모(여·50대)씨는 "김 후보는 많은 사람과 잘 소통할 수 있는 반면 안 후보는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어 당 통합을 못 할 거 같다"고 주장했다. 또 안 후보의 '수도권 대표론'에 대해서도 "수도권에 있는 의원만 수도권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김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보수 정당을 30년간 지지해왔다는 김모(남·60대)씨는 "당대표라면 나름대로의 소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김 후보는 그동안 국민의힘을 지켜왔다"며 안 후보의 정당 이동 경력을 정조준했다.


각 후보들의 정견발표가 펼쳐진 체육관내 열기도 쇳물을 녹이는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3층까지 있는 관중석은 무대쪽을 제외하고 거의 가득 찼다. 각 후보측 지지자들은 경쟁적으로 깃발과 피켓을 흔들며 각자 지지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한 때 친윤계 후보 지지자들이 반윤계이자 친이준석계 후보인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 발표 중 야유를 쏟아내자 사회자가 자제를 요청하는 방송을 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주자들은 선거인단 투표 직전 마지막으로 당심을 잡을 수 있다는 절박감속에 최선을 다해 자신의 비전을 쏟아내며 바닥 표심잡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유세 강행군으로 목이 쉰 일부 후보는 마지막까지 목소리를 쥐어짜내면서 최대치 성량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총 83만9569명에 이르는 선거인단 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37.8%로, 가장 비중이 높다. 2년 전 전당대회에 비해 5.5%포인트 늘어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다만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은 21.03%, 부산·경남(PK) 18.64%로, 전체 영남권(39.7%)에 비해 조금 못미친다.

선거인단은 4~5일 모바일 투표, 혹은 6~7일 ARS 투표(모바일 투표 미참여자)를 진행하며 오는 8일 일산 킨텍스에서 누적된 투표 결과를 토대로 차기 지도부를 발표한다.


당 대표 선거의 경우 최다 득표자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하며 최종 당 대표는 12일 확정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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