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작년 80조 까먹었다… 운용수익률 -8.2% 역대 최악
2023.03.02 18:34
수정 : 2023.03.02 18:34기사원문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890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고, 이 기간 -8.22%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수익률은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2022년 연말 기준 적립금은 890조5000억원으로, 9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수익률은 통화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대체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통해 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자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22.76%, 해외주식 -12.34%, 국내채권 -5.56%, 해외채권 -4.91%, 대체투자 8.94%로 잠정 집계됐다.
전통자산 수익률(시간가중수익률 기준)은 벤치마크(BM)를 상회했다. 벤치마크는 자산을 운용할 때 운용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수익률로, 금액가중수익률이 아닌 시간가중수익률을 사용한다.
국내 및 해외주식은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미국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 및 전쟁 장기화로 국내외 증시불안 요인이 지속돼 운용자산의 평가가치가 하락했다.
국내 및 해외채권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긴축 기조 지속에 대한 경계감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채권 평가가치 하락)하며 수익률이 낮아졌다. 대체투자자산은 부동산, 인프라 자산의 평가가치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전통자산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복지부는 "해외 주요 연기금의 운용수익률도 글로벌 증시 급락 등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주식·채권이 동시에 대폭 하락한 것은 해외시장에선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이후, 국내는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올해는 국민연금 수익률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기금운용에 특화된 우수인력을 유치하고, 유치한 우수인력이 기금 운용에 집중하며 투자에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운용인력 처우개선에 힘쓸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양호한 해외 및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투자 다변화 및 △신규자산 발굴 등을 통해 우수한 투자기회를 조기 확보할 수 있도록 자산배분체계를 유연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박민정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지난해 경제상황과 투자여건이 어려워 다른 연도와 비교해 기금운용 수익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