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한 개딸들, ‘수박깨기’ 집회 진행...이재명 “내부 공격 중단해야”

      2023.03.05 10:06   수정 : 2023.03.05 10: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수박깨기’ 집회를 진행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비이재명계 인사들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은어다. 겉은 민주당이어도 속은 다르다는 뜻이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모인 ‘더불어 수박깨기운동본부’는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수박깨기’ 집회를 진행했다. 15명 가량의 지지자들이 이번 행사를 위해 결집했으며 수박 두 통과 100여개의 수박 모형 풍선들도 준비됐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 이탈표가 40표 가까이 나오자 일부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비명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주장하며 ‘수박 색출’에 나선 바 있다. 이들은 이에 더해 직접 ‘수박깨기’ 집회를 열며 비명계 의원들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날 집회의 진행을 담당한 사회자는 “민주당 의원이 어떻게 대표를 배신하고 당원을 배신하고 말도 안 되는 가결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겠나. 이건 반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이재명 대표를 협박하고 겁박하며 공천 주지 않으면 가결에 투표하겠다고 한 의원들이 몇 명이냐”라고 묻자 지지자들은 “40명 가량”, “내부의 적이 무섭다”고 호응했다.

발언에 나선 한 30대 여성 지지자는 “이재명 대표가 있는 한 그 분이 어떻게 되든 끝까지 믿고 지킬 테니 수박은 내 말 잘 들어야 한다”며 “다음에 또 우리를 실망하게 만들면 이렇게 만들 것”이라며 수박 모양의 풍선을 밟아 터뜨리기도 했다.

다른 참석자는 트럭에 올라 수박을 주먹으로 깨며 ‘수박들 꺼져라’고 소리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집회 참석자들은 수박을 나눠 먹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을 중단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이것은 상대 진영이 가장 바라는 일”이라며 강성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명단 제작, 문제 폭탄, 제명 요청..누가 이득 볼까요?’ 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저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이후 우리 당 몇몇 의원님들에 대한 명단을 만들고 문자 폭탄 등의 공격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명 요청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을 매우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시중에 나와 있는 명단은 틀린 것이 많다. 5명 중 4명이 그랬다고 해도 5명을 비난하면 1명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라며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누명을 당하는 심정...누구보다 제가 잘 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안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민생을 방치하고 야당 말살에 몰두하는 정권을 견제할 동력은 약해진다.
이럴 때 가장 미소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인지 상상해달라”라며 “이간질에 유효한, 전혀 사실과 다른 명단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작성 유포자가 우리 지지자가 아닐 가능성도 커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배제의 정치는 결코 통합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고 믿는다.
네거티브가 아니라 포지티브로, 억압이 아닌 긍정의 힘으로 더 많은 지지를 획득 할 수 있다”라며 “민주당이 잘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검사 독재정권이 벌이는 무도한 수사의 진실은 무엇인지 더 많이 알려달라”라고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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