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업종 인력난… 로봇 노동력으로 대체하는 게 경제 기여"

      2023.03.05 18:00   수정 : 2023.03.05 18:00기사원문
"산업용 로봇 '제로'가 일자리를 뺏는 로봇이 아니라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3D 업종'의 노동력을 대체해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고 싶다."

5일 경기도 화성 제우스 본사에서 만난 이종우 제우스 대표는 로봇 사업의 방향성을 이렇게 제시했다. 제우스는 국내 대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기업이면서 로봇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기업이다.

핵심 공략 시장을 전자와 화장품, 연구개발(R&B)로 잡고 관련 로봇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5176억원으로 29.2%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61억원으로 122.1% 성장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0년 업력으로 맞춤형 제작 가능

제우스의 경쟁력은 30년 업력을 바탕으로 기업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로봇 제작부터 시스템통합까지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30여년간의 로봇사업 노하우와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100% 자체 제작한다"고 말했다.

'제로' 시리즈는 협동로봇 디자인을 적용해 산업용 로봇이지만 협동로봇처럼 가볍고 부피가 적다.
산업용 로봇은 덩치가 크고 60㎏가 넘어 무겁지만 제우스의 제로는 컨트롤러까지 다 붙여도 20㎏가 채 되지 않는다. 다른 기업의 로봇 시스템과 호환돼 다양한 업종의 제조공정을 추가 증설하는데도 유리하다. 자체 제작 기술과 경량화 덕에 가격 경쟁력도 우수하다. 이 대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문의가 들어오는데 미·일 메이저 기업의 로봇보다 저렴하다보니 간혹 중국산 제품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며 멋쩍어 했다.

■제로, 4년간 100%씩 성장

제우스의 지난해 실적 중 디스플레이 생산 장비용 로봇과 자체 개발한 산업용 로봇 제로 등 로봇 부분 매출은 800억원이다. 이중 주목할 것은 '제로'. 출시후 4년간 100%씩 성장하면서 지난해 매출 35억원을 기록했다. 독자적 로봇사업을 펼치기 위해 10년 전부터 준비해 2019년부터 수직다관절로봇과 스카라, 델타, 직교로봇 등 제로'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제로의 매출 목표를 100% 성장한 70억원으로 잡았다. 이 대표는 "제로의 실적은 아직 성장단계로 2년 뒤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해외에서 제로에 대한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국내에서 200억원 수준의 실적을 올린 뒤 해외 공략에 나서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다.

제우스는 지난 1995년 일본 로봇업체 산쿄에서 디스플레이 반송용 로봇을 들여오면서 로봇사업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8000대 넘는 로봇을 들여와 유지보수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팬데믹 인력난에 로봇시장 커져

제우스는 지난해 고객들과 상담을 하면서 자원 재활용이나 전자, 화장품, F&B 업계의 단순반복 공정에는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체감했다.이 대표는 "로봇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하려는 이유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코로나19와 기술패권 경쟁 등을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로 들어오지 못한 게 역설적인 요인이 된 것이다. 일본의 소부장 사태와 미·중의 기술패권 경쟁으로 생산과 공급망이 망가진 것도 한몫했다.
이 대표는 "세계 각국이 서로 긴밀하게 작동했던 글로벌화가 자체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지역화된 게 자동화의 요구를 부상시켰다"고 진단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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