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스캔들' 오의식 "겸손한 전도연, 작품 임하는 모습에 감동" ②
2023.03.06 07:01
수정 : 2023.03.06 07:01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5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시청자들은 흥미진진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반겼고, 덕분에 두 자릿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일타 스캔들'은 '연기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남행선의 동생이자 발달장애인인 남재우를 연기한 오의식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남재우는 경미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인물.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캐릭터라 섬세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오의식 역시 연구하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그러나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회사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뒤, 남재우를 틀 안에 가두기보다 '남재우' 그 자체로 그리려고 노력했다.
또한 오의식은 '일타 스캔들' 팀의 끈끈한 팀워크도 자랑했다. 착한 사람들이 만나 좋은 작품을 만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오의식은 작품이 종영할 때까지 그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일타 스캔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작품을 마친 오의식을 최근 뉴스1이 만났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일타 스캔들'은 전도연이 17년 만에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함께 연기해 보니 어땠는지.
▶작품에 합류하고 남행선 누나를 누가 할지 너무 궁금했는데, 전도연 선배님이 함께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광이었다. 선배님이 정말 겸손하셔서 준비할 때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이후 작품에 임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 그동안 훌륭한 동료들과 작업을 해왔지만, 전도연 선배님은 촬영 내내 그냥 남행선으로 살아갔다. 매 장면에 진심이 묻어났다. 돌이켜보면 선배님과 촬영하면서 사전에 맞춰보거나 연습한 게 없다. 그냥 남재우로 남행선을 만나면 됐다. 전도연 선배님이 연기하는 상대방에게 없던 감정까지 이끌어내는 힘이 있더라. 그게 반찬가게 식구들의 가족적인 모습이나 끈끈함을 만드는 데도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한다. 평소에도 너무 사랑스러우셨다. 팀 분위기가 좋은 것에는 선배님의 힘이 컸다.
-조카로 나오는 신예 노윤서는 어떤 배우였나.
▶해이를 묘사하는 말 중에 '햇살 같은 아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 대사가 노윤서라는 배우에게 참 잘 어울린다. '일타스캔들'을 하면서 본 노윤서는 햇살 같고 때 묻지 않은 매력이 있다. 그게 강점이다. 지금도 너무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실제로 윤서도 해이처럼 밝은 편이다.
-양희승 작가의 페르소나로 유명하지 않나. 이번에도 양 작가의 제안으로 합류한 것인지.
▶내가 무대에 오르다가 처음 하게 된 드라마가 '오 나의 귀신님'이다. 그 작품에서 양 작가님과 유제원 감독님이 호흡을 맞췄고, 나 역시 함께하게 됐다. 감사하게도 그 이후 양 작가님이 집필한 모든 작품에 나왔고, 유 감독님의 작품에도 많이 출연했다. 이번에도 양 작가님이 제안을 주셨다. 작가님도 대본을 쓰시면서 내가 연기하면 좋을 배역을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 재우도 그렇게 연기하게 됐다.
-본인이 느끼는 양 작가 작품의 매력은 뭘까.
▶'일타 스캔들'에는 스릴러가 가미됐지만, 작가님 작품이 대체적으로 따뜻하다. 악역이 많이 없고,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데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다루는 게 작가님의 힘인 것 같다. 또 대본을 보면 '말맛'이 있다. 실제로 작가님이 유쾌하신데 그런 부분이 작품에 녹아드는 것 같다. 그래서 방송을 보면 애드리브 같다고 생각하는 말이 대본에 적힌 대사인 경우도 있다.
-양 작가의 작품에서 주연도 해보고 싶지 않나.
▶작품을 할 때 주연, 조연을 생각하면서 연기하진 않는다. 물론 주연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매 작품에 임할 때 스스로 주연이라 생각하고 연기한다. 남재우도 시청자들에게는 적게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그의 시간이 있다. 모든 캐릭터가 주연이라고 생각하고 임하려 한다.
-매체 연기를 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무대에 오른다. 배우 오의식에게 무대는 어떤 의미인가.
▶공연은 연습 기간이 기니까 매체 연기와 병행하면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런데 내게는 무대에 오르는 게 충전하는 거고, 휴식이다. 물론 힘든 지점도 있다. 그런데 10개 중에 9개가 힘들어도,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1개가 나머지 9개를 이긴다. 무대에서 에너지를 쏟아냈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또 내가 무대에 있는 걸 좋아하시고 응원해 주시는 팬들도 있어서, 그분들에게 연기로 힘을 드리고 나도 힘을 받는 게 좋다. 앞으로도 욕심나는 작품이 있다면 하고 싶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진지한 편인데 예능은 낯설겠다.
▶낯설다.(웃음) 평소에도 진지하고 낯을 가리는 편이라, 드라마 속 캐릭터 같은 유쾌함을 기대한 분들은 놀라기도 한다. 예능도 토크나 개인기를 해야 하는 건 정말 자신이 없다. 다만 리얼한 내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반찬 가게 식구들과 '윤식당' 같은 프로그램을 해도 재밌겠다.
▶좋은 아이디어 같다. (웃음)
-앞으로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익숙한 역할과 인물들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지동희 같은 역할에도 도전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일타 스캔들'이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제일 행복했던 시간을 준 작품이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모아놨지' 싶을 정도로 유난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