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차량용 반도체... 실적 날개 달고 주가 '훨훨'

      2023.03.06 18:07   수정 : 2023.03.06 19: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경기침체 등의 이슈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탄탄한 수요를 기반으로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차량용 반도체 판매 증가는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가 1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들의 추가 상승 여부가 주목된다.



5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인 NXP는 올해 주가가 18% 상승했다. 대표적인 반도체기업 인텔의 주가가 연초 대비 1.23%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다른 차량용 반도체 공급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도 연초 대비 7.64% 올랐다. 차량용 반도체와 PC용 반도체를 동시에 공급하는 퀄컴 역시 주가가 올해 15.30% 상승했다. 특히 퀄컴의 경우 지난 분기에 차량용 반도체 판매가 58%나 급증, 매출을 4억5600만달러로 끌어올렸다.
차량용 반도체의 매출이 퀄컴 전체에서 5%를 차지했다.

하지만 자동차 반도체의 수요 증가는 PC용 반도체 생산을 주로 하는 반도체기업에는 먼 나라 얘기다. 미국인들이 금리인상과 높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며 소비를 줄인 탓이다. 인텔은 PC 수요 부진으로 올해 1·4분기에도 손실이 예상된다. 인텔의 경쟁사인 AMD 역시 올해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모건스탠리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올해 PC업계 전체 출하량은 12.5%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고 자동차가 디지털화되면서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1년 자동차 생산에는 2010년의 두 배인 1200개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또 앞으로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NXP의 커트 시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의 디지털화는 차량 판매 감소와 관계없이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꾸준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칸 부디라이 테슬라 공급망 부사장도 "우리는 12인치 웨이퍼 70만개를 소비하고 있다"면서 "2000만대의 자동차 생산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800만개의 웨이퍼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다른 반도체 부문의 수요 상승을 기대하며 생산설비 확충을 준비하고 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지난달 유타주에 반도체공장 신설 계획을 제시했다.
NXP 역시 텍사스 공장의 확장을 저울질하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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