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로 '일타' 굳혔다… 정경호 "전도연 선배와 호흡, 저 성공했죠"

      2023.03.06 18:08   수정 : 2023.03.06 18:08기사원문
까칠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다정한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정경호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이어 '일타스캔들'로 연속 홈런을 쳤다. '일타스캔들'의 지난 5일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19.8%, 최고 20.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정경호는 "지난 7개월간 정말 행복하게 찍은 작품인데 시청률까지 잘 나와 황송할 따름"이라며 "'슬의생'때보다 지인들의 연락을 더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또 상대 배우가 '칸의 여왕' 전도연이라 "성공한 기분마저 들었다"며 작품 선택 기준은 "사람이 1순위"라고 답했다.

■"전문성 살리고 인간미 보탰죠"

정경호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전도연의 출연 소식에 무조건 작품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일부 시청자는 둘의 나이차가 너무 난다고 지적했으나 전도연은 윤계상('굿와이프'), 류준열('인간실력')과 호흡하며 명불허전 연기력을 뽐낸 바 있다. 이번도 예외가 아니었다.

정경호는 "전도연과 연기호흡이 안맞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며 "저 또한 영광된 순간이 많았다"고 돌이켰다. "현장에서 감독님께 정말 좋다, 성공한 기분이라고 말했다"며 "저는 아직도 대사를 쪽지에 써서 호주머니에 넣어둬야 마음이 편한데 선배님은 다 외워 오시더라. 카메라 앞에서 여전히 긴장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일타스캔들'은 정경호의 연기 역시 빛났다. 특히 일타강사 최치열은 '슬의생'의 의사 김준완과 비슷한 듯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정경호는 유사 캐릭터의 차별화 전략을 묻자 '직업의 전문성'을 꼽았다. 대치동 유명 수학강사에게 특훈을 받은 그는 "칠판부터 샀다"고 말했다. "강사님 학원 수업 끝나면 1시간씩 판서했다. 드라마에 나오는 문제 위주로 석달 가량 칠판에 반복해 썼다. (엑스트라인) 학생들이 금방 알아채서 틀리면 안됐다"고 웃었다.

인간미도 보탰다. 극중 정경호는 쌀쌀 맞으면서도 어딘가 허술한 구석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전도연과 티격태격하다 넘어질 때 두 다리를 포갠 포즈로 '인어공주처럼 쓰러지는 남주' '종이인형'이라는 반응도 얻었다. 정경호는 "대본에서 최치열은 좀 더 완벽주의자에 가까웠는데 저는 좀 더 하찮게 보이고 싶었다"며 웃었다.

■"아버지와 같이 작품하고 싶어요"

올해 데뷔 20년을 맞은 정경호는 어느덧 '아버지의 명성'을 넘었다. 김수현 작가와 콤비로 유명한 정을영 PD는 '목욕탕집 남자들'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무자식 상팔자' 등을 연출했다. 그는 "아직 멀었다"며 손사래를 치면서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정경호는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다는 신념이 있다"며 "아버지는 제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이다. 아버지 때문에 행동을 좀 더 조심하면서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친구가 된지 오래됐다"는 그는 "아버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바랐다.

지난 20년을 떠올리면서 데뷔 초기 시절은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다며 혀를 내둘렸고, 정경호를 재발견한 '슬의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같은 캐릭터를 무려 3년이나 해서 어느 순간 내가 정경호인지 김준완인지 헛갈렸다. 애정이 간다"라고 답했다. 최치열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치열은 저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애정이 갔다"며 "치열과 함께 저 역시 인간적으로 성장했다"고 부연했다.

"혼자 있는 시간에 에너지를 얻는" 내성적인 성향의 그는 작품 선택 기준으로 "누구와 같이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남는 건 결국 사람이다. 다음 영화 '보스'도 사람 때문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타스캔들'은 두 남녀가 서로 프러포즈를 하며 해피엔딩에 이르렀다. 소녀시대 수영과 10년 넘게 공개연애 중인 그는 앞서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프러포즈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결혼 계획을 묻자 그는 쑥스러워하며 당장 계획은 없다면서도 "(수상이 불투명하니) 다른 프러포즈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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