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이미지를 초고속으로 만든다

      2023.03.07 09:57   수정 : 2023.03.07 09: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회준 교수팀이 실사에 가까운 이미지를 3D렌더링할 수 있는 초고속, 저전력 인공지능(AI) 반도체 '메타브레인(MetaVRain)'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7일 KAIST에 따르면 메타브레인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실사에 가까운 이미지를 3D렌더링하는데 기존 GPU보다 911배 빠르고 2만6400 분의 1 만큼의 전력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1초당 100장 이상의 사진을 처리할 수 있어 3D 영상을 끊김없이 보여줄 수 있으며, 하나의 영상을 만드는데 최소 1MB 미만의 작은 메모리 용량만으로도 가능하다.



메타브레인 개발에 참여한 한동현 박사는 "메타브레인을 시작으로, 앞으로의 3D 그래픽스 분야 역시 AI로 대체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AI와 3D 그래픽스의 결합은 메타버스 실현을 위한 큰 기술적 혁신"이라고 말했다.

메타브레인은 기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3차원 영상 캡쳐 스튜디오가 필요없게 돼 3D 모델 제작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이고, 사용되는 메모리를 180배 이상 줄일 수 있다.
특히 블렌더 등의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던 기존 3D 그래픽 편집과 디자인을 간단한 AI 학습만으로 대체해 일반인도 손쉽게 원하는 스타일을 입히고 편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사람의 시각적 인식 과정을 모방한 하드웨어 아키텍처 뿐만아니라 최첨단 CMOS 칩을 함께 개발해 세계 최고의 성능을 달성했다. 메타브레인은 AI 기반 3D 렌더링 기술에 최적화돼 최대 1초에 100장 이상의 렌더링 속도를 달성했다. 이는 기존 GPU보다 911배 빠른 속도다. 또한 1개 영상화면 처리 당 소모에너지를 나타내는 에너지효율 역시 GPU 대비 2만6400배 높였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VR·AR 헤드셋, 모바일 기기에서도 AI 기반 실시간 렌더링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메타브레인의 활용 예시를 보여주기위해 스마트 3D 렌더링 응용시스템을 함께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스타일에 맞춰, 3D 모델의 스타일을 바꿨다. AI에게 원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를 주고 재학습만 시키면 복잡한 소프트웨어 없이도 손쉽게 3D 모델의 스타일을 손쉽게 바꿀 수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의 얼굴을 본떠 만든 실제에 가까운 3D 아바타를 만들거나, 각종 구조물들의 3D 모델을 만들고 영화 제작 환경에 맞춰 날씨를 바꾸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유회준 교수는 "현재 3D 그래픽스는 사람이 사물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아니라, 사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묘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AI가 사람의 공간 인지 능력을 모방해 사람이 사물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차용함으로써 효율적인 3D 그래픽스를 가능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메타버스의 실현은 이처럼 AI 기술의 혁신과 AI반도체의 혁신이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구진은 메타브레인을 지난 2월 18일부터 22일까지 전 세계 반도체 연구자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개최한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에서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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