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외풍 뚫고 새 수장 확정됐지만… 주총 통과 가시밭길
2023.03.07 18:16
수정 : 2023.03.07 21:16기사원문
앞서 전·현직 'KT맨'으로 최종 후보 4인을 확정한 것에 대해 정치권의 반대가 거센 가운데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등의 반대로 낙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리더십 공백 이후 이뤄지는 임원 및 전략 교체 등으로 KT 경영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KT 디지코 전략 전면 수정되나
KT 이사회는 이날 차기 대표 후보 심사대상자(가나다순)인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Mass) 총괄(사장)을 대상으로 최종 면접을 진행했다.
이 중 최종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사장이 KT 정기주총에서 투표를 거쳐 차기 대표로 선임될 예정인데 또 다른 인물과 경합을 벌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전·현직 KT맨에 대한 정부·여당의 불신이 높다는 전언이다. KT 리더십을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는 가운데 KT 구현모 대표가 추진해온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전략' 전면수정과 KT 이사회 구성원 변화 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은 지속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KT 30대 주주 및 KT 노동조합으로부터 수렴한 최적의 KT 대표이사상도 이를 방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코 전략은 KT가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로서 다양한 성장사업 및 매출을 키우고, 이를 통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디지털 플랫폼 사업들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차기 대표 및 이사회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 선정에 앞서 여당과 대통령실이 KT 지배구조를 지적한 만큼 차기 대표는 새롭게 꾸려질 이사진과 함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새로운 사외이사진은 여권 관계자로 채워질 가능성이 언급된다. 지난 1월 사임한 참여정부 출신 이강철 전 이사와 최근 사의를 표명한 벤자민 홍 이사 그리고 이번 주총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3명(표현명, 강충구, 여은정)을 포함, 총 5명의 사외이사가 교체될 전망이다.
■경영 불확실성…주가에 악영향
증권가에서는 KT를 종목교체 추천대상으로 지목했다. 하나증권은 KT 목표주가를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과 달리 KT는 올해 영업이익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KT의 경우 경영진 교체 원년에는 보수적 회계를 적용하고, 취임 2~3년차에 실적 성과를 내서 연임에 도전하는 특징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KT의 취약점인 과다한 고정비용과 잦은 경영정책 변화로 인한 실적신뢰 저하가 멀티플 할인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나증권은 지난달 28일에도 KT의 록보텀으로 2만5000원을 제시했다.
록보텀은 '깊은 바닷속 돌'이라는 뜻으로 주가 최저치를 의미한다. 김 연구원은 "KT는 올 상반기 비중축소 의견을 지속한다"면서 "경영진 교체에 따라 향후 수익성 위주 경영정책과 배당 및 주주이익 환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임 최고경영자(CEO) 성향 및 경영비전이 투자자들에게 인지되기 전까지는 혼란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준혁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