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저가항공사 제트블루·스피릿 M&A 반대 소송
2023.03.08 04:23
수정 : 2023.03.08 10:23기사원문
미국 법무부가 7일(이하 현지시간) 저가 항공사인 스피릿을 제트블루가 인수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제트블루의 스피릿 인수를 막아 달라며 매사추세츠 연방 법원에 제소했다.
법무부는 양사 합병이 경쟁을 저해해 수천만 항공여행객들의 요금인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제소 뒤 합병 주체인 제트블루를 제외한 미 항공사 주가는 대부분 상승했다.
법무부는 제트블루가 스피릿을 인수하면 미 항공업계의 집중이 심화된다면서 미 최대 저가 항공사가 흡수되면서 메이저 항공사들에 대한 경쟁이 사라지고, 항공 여객 운송 능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릭 갈란드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사간 합병절차가 허용되면 미 전역의 항공여행객들의 선택을 제한하고, 항공권 가격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법무부 소송에는 워싱턴DC, 뉴욕주, 매사추세츠주 법무부도 원고측으로 동참했다.
법무부는 지난 수년간 항공사간 합병에 우려를 나타내왔다. 합병이 항공 산업의 경쟁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여기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업 인수합병(M&A)과 이에따른 독점을 막기 위한 노력이 강화됐고, 결국 이번 소송으로 이어졌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스피릿이 시장에 뛰어든 뒤 이 항공사가 운항하는 노선의 항공 운임이 사상 최대 규모인 17% 하락했다면서 스피릿이 제트블루에 흡수되고, 제트블루가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 가격에 민감한 항공여행객들은 선택지가 사라지게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트블루가 스피릿을 인수하고 나면 스피릿의 항공여객 운항 능력을 10~15% 감축할 것이어서 역시 소비자들에게 불리하다고 법무부는 주장했다.
앞서 제트블루와 스피릿은 지난해 38억달러(약 5조원)짜리 M&A에 합의한 바 있다.
합병사 규모는 미 항공시장 점유율 9%로 5위를 기록할 전망이었다.
최대 규모인 아메리칸항공(AA), 유나이티드항공(UAL),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이은 5위 항공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됐다.
좌석 뒤에 모두 화면을 달고, 기내 인터넷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고급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현재 북동부에 집중된 노선을 스피릿 인수로 미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법무부의 반대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한편 5위 항공사 탄생에 걸림돌이 생기자 다른 항공사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유나이티드는 3.4% 오른 54.22달러,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는 스피릿은 4% 가까이 급등한 16.98달러로 뛰어올랐다.
델타, 아메리칸 등도 2% 넘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