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든 채 숨진 초등생' 계모, 연필로 아이 허벅지 수십차례 찔렀다
2023.03.08 07:00
수정 : 2023.03.08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12살 초등학생의 계모와 친부인 남편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계모가 연필로 아이 허벅지를 찌르는 등 상습적인 학대를 한 것이 추가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구미옥)는 7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계모 A씨(43)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제외하고 같은 혐의로 친부 B씨(40)도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달 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의붓아들인 C군(12)을 반복해서 때리는 등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도 상습적으로 C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C군은 지난달 7일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친부 B씨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지만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숨진 아동의 학대 정황을 확인하고 B씨 부부를 체포했다.
검찰은 이들의 주거지 압수수색,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압수한 필기구 혈흔감정, 소아과전문의 자문 등 보완수사를 통해 A씨의 추가 학대 행위를 밝혀냈다.
A씨는 22차례에 걸쳐 연필로 C군의 허벅지를 찌르거나 눈을 가리고 의자에 결박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C군은 성장기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이어진 학대로 1년 만에 몸무게가 8㎏이나 빠졌다. 사망 당시 키는 148㎝, 몸무게는 29.5㎏로 초등학교 5학년인 또래 평균보다 15㎏ 넘게 적었다.
A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하려고 때린 적은 있다"며 "멍과 상처는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며 "사망 당일 아이를 밀쳤더니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C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2개월 넘게 학교에 결석해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대상이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집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을 하겠다며 학교 측의 안내를 거부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의 관리를 벗어난 홈스쿨링 문제가 불거지자 교육부는 뒤늦게 '장기 미인정 결석' 학생을 전수조사하고 관련 매뉴얼도 강화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아동을 학대하는 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각지대에서 학대에 방치되는 아동들이 없도록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