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에 하루 10건 이상 산불…"대부분 人災"

      2023.03.09 05:00   수정 : 2023.03.09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겨울 가뭄'이 지속돼 전국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달에는 한달 동안 100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하는가 하면 이달 들어선 하루 10건 꼴로 산불이 발생해 산림 훼손과 겨울 가뭄 지속에 따른 각종 농산물 양육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불방지를 위한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하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올들어 전국 194건…평년의 1.5배

9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 중 347건(64.9%)는 주로 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봄철에는 역대 최고의 겨울 가뭄 등으로 피해면적 100㏊ 이상 대형산불이 무려 11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난해 5월31일 경남 밀양시에는 대형산불이 발생해 4일간 축구장 1000개 이상 면적에 달하는 임야 약 660.82㏊를 불태웠다. 이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진 않았지만 인근 주민과 요양병원 환자, 밀양구치소 수감자 등 10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올해 역시 봄철이 가까워지자 전국에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3월 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모두 194건에 달한다. 이는 평년 수치인 127건보다 1.5배나 높은 수준이다.

지난 1월에는 전국에서 38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2월에는 114건이 발생했다. 불과 한달 사이에 산불 건수가 3배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 5일에는 경북 경산과 전남 무안 등 무려 10곳에서 산불이 동시에 일어났다. 이는 산 주변에서 태운 쓰레기 불씨나 담뱃 불로 인한 발화가 산불 발생의 주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산림청과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에 "비가 내리는 우기까지 특별대책 기간으로 지정, 예방과 상황 관리에 총력을 다해달라"고 긴급지시하기도 했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 6일부터 4월 30일까지를 '산불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산불 경보도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전날에는 산불 방지를 각별히 촉구하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산불방지에 동참해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

담화문을 발표한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산불은 주로 입산자 실화, 담뱃불 실화, 쓰레기 소각 등 사소한 부주의와 방심으로 발생하는 인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소방인력·자원 효율적 운용해야"

행안부는 앞서 봄철 산불 예방에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에 특교세 100억원을 선제적으로 지원했다. 특교세 100억원은 △산불 예방 수칙 안내 △영농 부산물 파쇄기·진화 장비 확충 △지방자치단체 임차 헬기 계류장 개선 등에 사용된다.

재난전문가는 봄철 화재에 대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환경오염 등에 의한 전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건조한 날씨 상태가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개월간 지속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 기간내 화재발생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형산불은 인근 마을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철저해야 한다"라며 "산불이 확산했을 때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경로나 임시 대피소 같은 것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이어 "매해 봄마다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데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일어날 경우 한 쪽으로 역량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방 인력이나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부분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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