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PPI·CPI 동반 하락, 전망치 하회...'디플레' 우려

      2023.03.09 11:42   수정 : 2023.03.09 11:42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동반 하락했다. PPI는 5개월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고, CPI는 다시 1%대로 떨어졌다.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도 침체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졌다.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고 다양한 경기부양 정책을 제시했어도 시장을 자극하긴 부족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2월 PPI는 전년동월대비 1.4% 하락했다.
전월 -0.8%, 시장 전망치 -1.3%를 모두 밑돌았다. 2020년 11월의 -1.5%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의 월간 PPI상승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대관식(제20차 전국대표대회)이 있던 지난해 10월 -1.3% 이후 마이너스를 이어오고 있다. 또 2021년 10월 13.5% 이래로 한차례의 반등도 없이 16개월째 하락 추세다.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 전환을 선언했고 경기 하방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부양책을 제시했으나 소비 회복은 여전히 부진하고, 냉각된 부동산 시장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또 글로벌 수요 위축은 올해 최악이 될 것이라는 중국 수출 전망의 배경으로 제시된다. 중국 정부의 쌍순환(내·외부순환) 경제 전략이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품목별로는 전년과 비교해 철금속 제련 및 압연이 -10.9%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또 비금속광물 -6.2%,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 제조업 -6.0%, 철금속 섬유 -3.7%, 석유·가스 추출 -3.0% 고무 및 플라스틱 산업 -2.6%도 두드러졌다.

중국의 PPI는 생산자가 얻는 소비재와 노동력 판매 가격의 평균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다. 생산자가 소비재와 노동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 늘어난 원가만큼 소비자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PPI가 내려갈 경우 CPI도 시차를 두고 감소할 수 있다. PPI는 CPI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중국의 2월 CPI는 1년 전과 견줘 1.0% 증가하는데 그쳤다. 역시 전월 2.1%, 시장 전망치 1.9%를 하회했다. 지난해 2월 0.9% 이후 최저치이며 한 달 만에 다시 1%대로 내려왔다.

전년동월대비 식품·담배·주류 가격이 2.1% 올라 CPI 상승에 약 0.59%p 영향을 미쳤다. 반면 신선과일은 0.18%p, 달걀과 곡물·돼지고기는 각각 0.05%p CPI 하락에 기여했다.

이로써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중국만 디플레이션으로 가는 형국이 됐다.

여기다 중국이 지난 4일부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열고 ‘5% 안팎’이라 목표를 꺼내놓으면서 시장의 비관적 심리는 커지고 있다.

중국이 ‘지도부 신뢰도 하락’이라는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소 보수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은 향후 적극적인 대규모 경기부양책 대신 ‘안정’을 선택했다는 신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리커창 총리도 지난 5일 업무보고에서 “수요 부족은 뚜렷하고, 부동산 시장은 숨겨진 위험이 존재하며, 민간 투자자와 기업의 기대는 불안정하다”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세계 경제와 무역 성장은 동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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