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당시 '피의 능선 전투' 전사... 故 김봉학 일병, 73년 만에 유해 수습 가족 품으로
2023.03.10 12:39
수정 : 2023.03.10 12:39기사원문
이번 김 일병 유해 신원 확인은 지난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 개시 이후 205번째이자, 올해 첫 사례다.
이날 국유단에 따르면 김 일병은 1923년 9월 10일 대구 서구에서 3남4녀 중 첫째로 태어났다.
고인은 1950년 6·25전쟁 발발 뒤 그해 8월 군에 입대해 당시 국군 제5사단에 배치됐던 것으로 추정되며 1951년 9월 5일 '피의 능선 전투'에서 27세 나이로 전사했다.
'피의 능선 전투'는 1951년 8월 18일부터 강원도 양구군 동면 수리봉 일대에서 벌어진 고지전으로서 국군 5사단 35·36연대와 미군 2사단 9연대가 북한군과 맞서 싸운 전투다.
고인의 유해는 2011년엔 머리뼈와 오른쪽 정강이뼈가 처음 수습된 뒤 최초 발굴 장소로부터 약 20~70m 떨어진 곳에서 2016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온전하지 않은 형태로 발굴·수습됐다. 유해 발굴 장소에선 M1 카빈 소총 탄피와 수류탄 안전핀 등 유품도 함께 발견돼 전투 중 다량의 포탄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유단은 김 일병의 동생인 고(故) 김성학 하사도 6·25전쟁 당시 강원 춘천지구에서 전사했고, 이후 유해가 수습됐다고 전했다.
국유단은 "6·25전쟁 당시 위기에 처한 조국을 위해 청춘과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바친 한 집안의 형제가 뒤늦게나마 넋이 돼 만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신원 확인 과정에선 2021년 대구·경북지역에서 실시한 '민·관·군 협업 유가족 집중 찾기' 기간 육군 제50보병사단 소속 대구 서구 평리1동대 송영욱 예비군 지휘관의 활약이 컸다고 알려졌다.
송 지휘관은 국유단에서 받은 지역별 전사자 명부를 통해 고인의 동생 김성환 옹의 소재를 찾은 뒤 직접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고, 국유단에선 이를 정밀 분석해 형제 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김 일병 유해의 신원이 확인됐단 소식에 김 옹은 "생전은 물론 죽어서도 사무치게 그리워할 형님을 뒤늦게라도 찾게 돼 꿈만 같다"며 "형님을 찾기 위해 고생한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대구 동구 소재 유가족 자택에서 엄수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