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없는 검사→'뽕짝' 변호사…조승우의 '신성한' 변신
2023.03.11 08:00
수정 : 2023.03.11 08:00기사원문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배우 조승우가 '비밀의 숲' 속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검사 캐릭터를 벗고 트로트에 푹 빠진 변호사로 새롭게 변신했다. JTBC 새 주말드라마 '신성한, 이혼'(극본 유영아/연출 이재훈) 속 '신성한' 역을 통해서다.
지난 4일 처음 방송된 '신성한, 이혼'은 이혼 전문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혼'이라는 삶의 험난한 길 한복판에 이야기를 담는다.
이러한 '신성한, 이혼'의 관심에는 원작 웹툰이 가지는 힘도 있겠지만 주연으로 출연하는 조승우의 지분도 크다. '신성한, 이혼'은 조승우가 JTBC '시지프스: the myth'에 출연한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 특히 '비밀의 숲'에서 검사 역할을 맡았던 조승우가 다시 한 번 법조인 역할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흥미 요소가 컸다.
하지만 '신성한, 이혼' 속 조승우가 연기하는 변호사 신성한은 '비밀의 숲' 황시목과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황시목은 감정 없는 검사로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발산했다면, 신성한은 진중함 보다는 생활감 가득한 푸근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특히 1회와 2회에서는 혼자 집에서 트로트를 틀어두고 노래를 열창하는 엉뚱한 매력까지 발산하면서 황시목과는 확실하게 차별화 되는 모습을 보였다.
극 중 신성한의 캐릭터 설정도 독특하다. 신성한은 유복한 환경에 명석한 두뇌까지 겸비한 피아니스트 출신. 서른 중반, 갑자기 피아니스트를 그만 두고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해 변호사가 됐다는 신성한의 이력이 독특하다. 또한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된 신성한의 사연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는 부분이다.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성도 황시목과 신성한은 비교되는 요소가 크다. 먼저 황시목의 경우 감정을 느끼지 못 하기에 주변 인물들과도 유머러스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가기 보다 날카로운 신경전을 계속한다. 더불어 사건을 바라볼 때도 사건 당사자와 감정을 공유하기 보다 사건 자체의 이면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려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러나 신성한의 경우, 1회와 2회에서는 자신의 중학교 동창이자 사무관인 장형근(김성균 분), 중학교 동창이자 건물에 세 들어사는 부동산 업자 조정식(정문성 분)과 티키타카 절친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면서 웃음부터 던진다. 더불어 이혼 사건을 접할 때는 자신에게 사건을 의뢰한 당사자부터 그 주변의 인물들에 공감부터 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황시목 캐릭터와 확실한 차별점을 보였다.
사건을 풀어가는 프로세스 역시 다르다. 황시목은 항상 사건 해결에서 빈틈을 요리조리 파고드는 집요함을 보였다면, 신성한은 마치 하나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부드럽고 감성적이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마주하고 관계를 들여다보는 데에도 피아니스트 출신 답게 음악적으로 접근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신성한의 캐릭터 설정에 신선함을 더했다.
이러한 차별점에 대해 조승우 역시 지난 2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작가님에게 (신성한이 사건에 접근하는 방식을) 황시목 검사가 사건을 맡았을 때 접근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해보는 것이 어떨지 먼저 제안을 드렸었다"며 "(신성한은) 전직 피아니스트였고 음대 교수였던 사람이라 소송을 맡을 때나 그 과정들을 본인이 생각해볼 때 음악을 연주하고 악보를 해석하듯이 접근하면 어떨지 제안을 드렸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덕분에 황시목과는 확실한 차별점이 보이는 신성한을 만든 조승우. 특히 그는 그간의 작품들에서 보여왔던 탁월한 연기력을 활용해 1회와 2회에서 신성한에 제대로 녹아든 모습을 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벌써 '비밀의 숲' 황시목의 이미지는 벗어던지고 '신성한, 이혼' 속 신성한에 완벽 이입한 모습을 보인 것. 특히 신성한의 특별한 모습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성과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에서 더욱 돋보인다.
첫 회와 2회에서 7%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앞으로의 시청률 성적을 기대하게 한 '신성한, 이혼'. 과연 조승우의 새로운 변신이 어떤 성적을 내게 될지 궁금증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