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금융권 흔들린다...연체율 상승에 부실 우려 ‘빨간불’

      2023.03.12 14:17   수정 : 2023.03.12 14: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의 여파로 조달 비용이 급증하고 부동산 경기도 무너지자 2·3금융권의 연체율에 ‘비상’이 걸렸다. 저축은행의 합산 연체액은 3조원을 넘어섰고 연체율 역시 3%를 넘어 6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또 대부업체의 연체율도 10%를 돌파하며 지난해 연초보다 두 배 이상 올라 신규 대출 취급 자체를 줄이고 있다.

■저축銀, 6년 만에 연체금액 ‘3조원’ 돌파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3.0%를 기록했다.
지난해 2·4분기까지 2.6% 수준에서 머무른 연체율이 3·4분기 들어 급격히 뛰어오른 것이다. 연체금액도 3조4344억원으로 직전 분기(2조9772억원)에 비해 4500억원가량 늘었다. 저축은행권의 합산 연체액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특히 자산 규모가 1조원 안팎인 중소형 저축은행의 부실화가 심각하다. 지난해 3·4분기 자산규모가 3000억원 이하인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4.6%로 집계됐다. 자산규모가 3000억~1조원인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3.4%, 1조~2조원 이하는 3.2%, 2조원 초과는 2.8%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산 총액이 적을수록 연체 한 건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건전성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늘어난 연체율에 채권이 부도로 이어져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는 여신액도 늘었다. 지난해 3·4분기 전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 부실여신액은 4조1463억원으로 집계돼 2·4분기 3조8219억원에 비해 3200억원 넘게 늘어났다. 고정이하 부실여신은 전체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지표다.

이는 금리 상승기에 저축은행들이 무리하기 수신금리를 올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충격을 받자 대출 채권 부실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은 2.4%로 2021년 말과 비교해 1.2%p 상승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이 예·적금 금리 높인 이후 저축은행도 무리하게 경쟁 전선에 뛰어들었는데 그 대가를 현재 받아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에 더해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 우려도 커져 거의 모든 저축은행이 연체율 관리 때문에 올해 목표 매출액 규모를 절반 넘게 줄였다”고 털어놨다.

■대부업 담보대출 연체율 10%...“취약차주 문턱 높일 수밖에”
3금융권인 대부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대형 대부업체 25개 사가 취급한 담보대출 연체율은 10.2%로 지난해 1월(4.8%)과 비교해 두 배 이상 급등했다. 대부업계의 담보대출 연체율이 통상 5∼6% 수준임을 고려할 때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대부업계는 저신용자들의 연체 리스크가 늘자 신용대출 취급을 줄이고, 담보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절반 이상 수준까지 늘려왔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업 전체 대출 중 담보대출은 8조5488억원으로 53.8%, 신용대출은 7조3276억원으로 46.2%를 차지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연체율이 높아지자 대부업계는 담보대출을 취급할 여력도 없어졌다. 대부업체 담보대출은 통상 후순위 대출이기 때문에 담보물의 가격이 내렸을 때 더 큰 부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금 조달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상위 대부업체 16개사의 신규 자금 차입액은 같은 해 1월(3544억원)의 절반 수준인 1720억원으로 급감했다.
조달 비용 상승에 법정최고금리 한도까지 겹친 탓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기준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하거나 취급 규모를 10억 원 미만으로 줄인 대부업체는 17개사에 달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조달 비용은 너무 비싸고 법정최고금리는 20%로 정해져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까지 악화하면 당연히 보수적인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신용대출뿐 아니라 담보대출까지 취급을 중단하며 대부업체의 몸집 줄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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