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담배업계가 팝업스토어 여는 이유는

      2023.03.12 12:31   수정 : 2023.03.12 21:00기사원문
일반식품 대비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기호식품을 수입·유통하는 주류·담배업계의 임시매장(팝업스토어)이 잇따라 성료됐다. 코로나 유행 이전 주류업계는 대학가 축제를 지원해 처음 술을 배우는 20대를 공략했다. 담배업계도 영화, OTT 등 미디어에 브랜드를 노출하며 원하는 이미지를 가꿔왔다.

모두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주류·담배업계가 시장의 주류 상품이 변해가는 가운데 신규 고객을 겨냥한 ‘팝업스토어 마케팅’을 연일 펼치고 있다. 주류시장을 장악했던 소주·맥주가 위스키·와인의 공세에 변해가고 있다.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비중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과도기 충성도 높은 신규 고객을 포섭하려는 기업들은 ‘오감만족 경험’을 내세우며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위스키 브랜드 잭 다니엘스 디스틸러리는 신제품 '잭 애플' 출시에 맞춰 지난 9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지하 1층 행사장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미국 테네시주 버번위스키의 대명사 잭 다니엘스는 풋사과의 상큼한 향미를 담은 ‘잭 애플’을 출시해 ‘하이볼 열풍’에 빠진 2030세대를 겨냥하고 나섰다. 사탕단풍나무 숯 여과를 거친 테네시 위스 잭다니엘의 특징인 거친 스모키 풍미에 상큼함을 더한 잭 애플은 알코올 도수 35도의 독특한 리큐어다..

지난 7일 팝업스토어 입장 대기줄에서 만난 김영은씨(27)는 “데이트하러 더현대에 와서 커피를 한잔 마시려고 했는데 팝업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낮술을 한잔 하려고 한다”며 “40분째 기다리고 있는데 칵테일의 맛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잭 애플 팝업에서는 매주 화, 수, 목요일 2시, 3시, 4시마다 현장 신청을 통한 잭 애플 칵테일 4종 시음 행사도 진행했다. 또 잭다니엘스는 구매 고객 대상 각인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레이저 펜으로 위스키 병에 원하는 문구를 새겨줬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더 강한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각인을 통해 하나뿐인 위스키를 현장에서 제조한 것이다.

'박정희의 술'로 알려진 시바스 리갈 수입유통사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올해 1월 압구정로데오에서 팝업스토어 ‘시바스 리갈 길’을 운영했다.

프린츠 호튼 페르노리카코리아 대표는 “지난 수년간 시바스는 다른 브랜드보다 조용히 활동했지만 지난해 프랑스 명품 ‘발망’의 유명 디자이너 올리비아 루스텡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며 “이번 팝업에 맞춰 블랙핑크 리사를 아시아 앰배서더로 선정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MZ세대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바스가 압구정로데오에 팝업을 연 이유는 이 거리의 주이용자층인 젊은 소비자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페르노리카는 시바스 팝업을 소비자가 스스로의 취향을 찾고 공유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팝업은 포토존은 물론 키링 제조 체험공간과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 공간, 시음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KT&G의 릴과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에 밀려나는 모양새였던 BAT로스만스는 이달 신제품을 출시했다. 신제품 글로 하이퍼 출시에 맞춰 팝업을 선보인 BAT로스만스는 ‘오감만족 경험’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BAT로스만스의 체험형 팝업스토어 ‘글로스튜디오’를 방문했다. 글로스튜디오는 지난달 27일 공식 출시된 ‘글로 하이퍼 X2’를 주제로 꾸며졌다. 팝업 입구를 글로 내부의 인덕션 코일 형태로 꾸며 입장객이 새로운 공간에 진입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주제로 설계된 각각의 공간은 △나만의 공간 △나만의 색 △나만의 취향 △나만의 방식 등 4가지 체험 공간으로 기획됐다.
나만의 취향에는 글로 하이퍼 X2의 전용 스틱을 시각화한 청음존도 마련됐다. 글로스튜디오에서 음악과 향, 그리고 담배의 맛에 대한 다양한 체험 공간을 따라 이동하다보니 루프탑에 마련된 시연공간에 닿았다.
루프탑에서는 4곳의 체험 공간에서 체험 후 수령한 퍼즐을 조립해 글로 굿즈를 얻을 수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