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 마지막 퍼즐 맞춘 카카오…카카오엔터 IPO 속도 내나
2023.03.13 05:00
수정 : 2023.03.13 05:00기사원문
카카오-카카오엔터, SM 공개매수 성공땐 지분 39.9% 확보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SM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공개매수도 1주당 15만원의 가격에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SM 지분 35%를 확보하고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각오다.
이 같은 합의로 카카오엔터가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SM 추가 지분 확보 과정에서 카카오엔터와 절반씩 나눠 매수할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20.78%, 카카오엔터는 19.13%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그간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의 SM 인수전 참여를 두고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은 카카오엔터를 상장하려는 복안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 경우 SM 주가 급등으로 공개매수에 투입되는 비용이 1조2500억원에 달하는 등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배수진을 친 이유도 설명이 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 1월 사우디 국부펀드 등에서 카카오엔터에 투자할 당시 'SM 인수'를 조건을 내걸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린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2019년부터 상장을 준비했으나 불확실한 시장 상황과 내부 이슈 등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했다. 카카오엔터는 웹툰, 웹소설, 영상 등 주요 K팝 콘텐츠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지만, 유명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앞서 연예 소속사들을 많이 사들였지만, 대부분 소형 기획사로 유통을 넘어 직접 생산이 가능한 대형 기획사에 대한 니즈가 클 수밖에 없다는 해석도 나왔다. 결국 카카오엔터가 상장을 위한 퀀텀 점프를 실현하기 위해선 SM 인수가 마지막 퍼즐이었단 주장이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의 IPO 기업 가치는 최소 25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는 영업이익의 100배 수준으로 달성이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SM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2023년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370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며 "즉, 연간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스케일 엔터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독 상장? 우회 상장?…하이브 확보 지분 처리 등 변수 상존
아직까지 카카오엔터가 상장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갖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단독 상장에 가장 무게감이 실리지만, 미국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엔터가 SM과 합병해 우회상장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새 40%에 달하는 SM 지분을 확보할 경우 카카오엔터를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카카오 측의 최종 결정은 SM 주가 향방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SM 주가는 지난 8일 장중 16만원을 넘어섰다가 지난 10일 14만7800원에서 마감하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주가 15만원 안팎을 오르내리면서 공개매수에 실패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날 하이브가 SM 인수 절차를 중단하고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개매수가 종료된다면 어떤 경우에서든 실망 매물 출회에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아직 하이브가 기 확보한 지분 처리에 대해 양사 합의 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카카오가 하이브 지분을 인수하거나 하이브가 SM의 2대주주로 등극할 것이란 변수들이 남아있다"며 "추후 카카오엔터의 상장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지분 처리 여부도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