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 9억 이하 급매물 거래 꿈틀… 서울혁신파크 등 ‘겹호재’

      2023.03.13 18:29   수정 : 2023.03.13 18:29기사원문
서울 은평구의 아파트 거래량이 특례보금자리론과 서울혁신파크 개발계획 등 겹호재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집값 9억원 이하 매물이 많은데다가 서울혁신파크 개발 청사진이 더해지면서 최근 3개월 사이에 거래량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역세권 신축아파트 단지가 늘어난 것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활발

13일 은평구 녹번역, 불광역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지난 1월과 비교해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급매물 거래가 크게 늘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은평구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12월 29건에서 올해 1월 56건, 2월에는 85건으로 늘었다.
2월 계약분에 대한 신고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은 아직 남아있어 거래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공인중개사들은 거래가 늘어난 주된 이유로 특례보금자리론을 꼽았다. 실거래 대부분이 전용 84㎡ 이하, 9억원을 밑도는 급매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30일부터 시행된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9억원 이하 주택 대상으로 최대 5억원까지 4%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전용 59㎡는 2월 한달간 12건이 거래됐다. 직거래 6억9000만원을 제외하면 7억9000만원에서 8억3500만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9월 9억원대에서 거래된 후 8억원 내외 급매물만 소화되는 셈이다. 현재 급매물은 2021년 5월 최고가 11억8500만원과 비교해 4억원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서울혁신파크 부지와 맞닿은 북한산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23일 8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10월 최고가 13억6500만원 대비 약 3억원 떨어진 금액이다. 지난해 6월에는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다 지난해 연말부터 8억대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혁신파크부지 바로 건너편인 불광롯데캐슬 전용 59㎡는 지난 7일 7억8200만원, 지난달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만 해도 8억5000만원에 거래되다 1억원이 떨어진 급매물이 소화됐다.

은평구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단지는 녹번역과 불광역 인근 아파트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은평구에서 가장 거래가 많은 단지는 녹번역e편한세상캐슬(21건)이다. 이어 백련산파크자이(15건), 북한산푸르지오(7건)다. 불광역 인근 A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이 대출금리를 견디지 못해 내놓는 급매물을 실수요자들이 많이 사갔다"며 "매수 문의가 지난해 연말보다 늘면서 급매물 중심의 거래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서울혁신파크 개발 기대감 고조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서울혁신파크부지 개발 청사진을 제시한 것도 거래 증가의 동력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일자리, 주거, 상업시설을 더한 융복합 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동 코엑스(46만㎡)와 맞먹는 총면적 약 50만㎡ 규모에 60층 높이 랜드마크 건물, 서울시립대 산학캠퍼스, 800가구 규모 주거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5년 착공, 2030년 준공이 목표다.

서울혁신파크 인근 B공인중개사는 "은평구는 베드타운으로 일자리가 없다는 핸디캡이 있다. 혁신파크 부지가 개발되면 일자리가 많이 생기고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산푸르지오 인근 C공인중개사는 "혁신파크부지와 특례보금자리 도입으로 급매물이 소화됐고 현재 호가는 그보다는 비싸다.
전용 59㎡ 호가는 8억원, 84㎡는 9억원 위로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평구 녹번역, 불광역 인근 대단지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실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에 노후단지가 많은 것과 달리 은평구 역 주변 매수는 신축 단지를 선호하는 수요가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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