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병원, 치료 어려운 위치의 복벽탈장 로봇수술 첫 성공
2023.03.14 15:35
수정 : 2023.03.14 15: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인경·한승림 교수팀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복벽 측면에 발생한 탈장 환자를 고난이도 수술법인 단일공 로봇 ‘가로근 절개술’로 치료했다고 14일 밝혔다.
복부의 내장은 ‘복막’이라는 얇은 막에 쌓여 있다. 그 주위로 근육과 근막, 피부가 둘러싸고 있는데, 이를 합쳐 ‘복벽’이라 한다.
56세 여성환자는 배의 오른쪽 아랫부분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육안으로 복벽에 튀어나온 종괴가 보였고, CT 영상 촬영 결과 우측 측면 복벽에 발생된 복벽탈장으로 진단됐다. 일반적인 탈장은 몸 가운데 부분에서 발생하는데, 이 경우 복벽에 힘을 가장 많이 지지해 주는 근막이 단단하게 있어 복벽 결손 부위를 수술하기 용이하다. 하지만 이 환자처럼 복벽의 측면에 발생한 탈장은 주위에 단단한 근막도 없고 복벽에 힘을 받기 어려워 특별히 표준화된 수술법이 없었다.
복막 외 공간에 인공막(mesh)를 넣어 복벽 탈장을 수술하는 최근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며, 본원에서 이미 성공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측면 복벽에 복막 외 공간을 만들기는 기술적으로 어렵다.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복벽의 3개의 근육층 가운데 가장 안쪽에 위치한 가로근 절개를 통해 측면 복벽의 복막 외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외국에서도 이 술기는 반대쪽 복벽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 시행돼야 한다.
고심 끝에 한 교수팀은 자궁 적출술을 이용해 환자의 복부를 3cm 절개하고 단일 포트를 삽입하는 로봇수술로 복막 외 공간에 접근해 치료에 성공했다. 환자는 수술 후 2일 만에 불편감이나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약해진 복벽의 구멍을 복막 외 공간으로 들어가 그 주위를 인공망으로 덮어 고정한 뒤, 단일공 로봇을 이용해 가로근을 절개하고 측면 복벽 탈장을 치료한 첫 연구결과로 ‘아시아 수술 저널’ 1월호에 게재됐다.
한승림 교수는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당뇨, 비만 등 기저질환자가 고형 장기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게 되면, 주변 부위가 약해지며 발생하는 ‘복벽탈장’ 중 ‘절개성 탈장’ 환자도 늘고 있고, 복벽탈장은 자연 치유나 약물 치료가 어려워 수술 치료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손의 크기가 작더라도 잦은 통증이 있다면 장 폐색이나 괴사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며, 탈장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복부 비만을 줄이는 생활 습관과 꾸준한 운동으로 복부 조직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