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여러분' 어디 갔나"…SBS '양자경 수상 소감' 편집 논란
2023.03.14 15:14
수정 : 2023.03.14 17:11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배우 양쯔충(61·양자경)이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가운데 SBS가 양쯔충의 소감을 자의적으로 편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양쯔충은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양쯔충은 수상소감으로 "나와 같은 모습을 한,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는 어린아이들에게 이것이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가능성이 되기를 바란다"며 "큰 꿈을 꾸면 꿈은 실현된다는 걸 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양쯔충은 이어 "여성 여러분,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전성기는 지났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카메라도 제이미 리 커티스 등 다른 여배우들을 함께 비추며 감동을 더했다.
이날 양쯔충은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서도 자신에게 모인 관심을 여성 문제로 돌려달라고 부탁, 여성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내며 수상소감에서 여성을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한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13일 양쯔충의 여우주연상 수상 소식을 보도한 SBS 뉴스 8은 그의 수상소감에서 "여성 여러분(ladies)"이란 단어를 편집, 삭제했으며 자막에도 이를 넣지 않았다. 반면 KBS와 MBC 등 타 방송사는 양쯔충의 수상소감을 그대로 내보내 대조를 보였다.
SBS 보도를 본 누리꾼들은 의아함을 표하며 "중요한 단어를 굳이 편집해서 잘라서 내보내다니 왜?", "여성이란 단어를 삭제한 저의가 도대체 무엇인지?", "양자경 수상소감의 핵심이 '여성들이여 포기하지 말라'인데 있는 그대로를 보도해야지" 등의 댓글을 쏟아냈다.
이에 14일 SBS 보도국 측은 뉴스엔에 "'여러분의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말라'는 말이 꼭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해당 단어를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여전히 탐탁지 않아 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그게 무슨 단어든 필터링을 한 건 잘못이다", "남이 한 수상소감을 왜 굳이 편집한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SBS의 보도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