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총참모장이 든 검은가방의 정체...김정은의 ‘핵가방’인가?

      2023.03.14 16:31   수정 : 2023.03.14 16: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당중앙군사위 제8기 5차 확대회의 관련 영상에서 박수일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들고 있는 가방이 '핵가방'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된 가운데 통일부는 "판단이 어렵다"는 입장을 14일 냈다.

지난 12일 보도된 영상에서 다른 간부들은 오른손에 서류철만 들었는데 박수일 총참모장은 혼자 왼손에 사각형 검은색 가방을 들고, 오른손에 서류철을 들었다.

북한군 작전을 지휘총괄하는 총참모장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 소집된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 의문의 가방을 들고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때문에 이 가방이 ‘김정은의 핵가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참석하에 열린 이번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한미 군사연합연습 ‘프리덤 실드’(FS)에 대응하기 위해 “전쟁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이 토의결정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예년보다 대규모로 진행되는 FS에 무력도발로 대응하는 가운데 ‘핵가방’을 공개해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란 지적이다.



미 대통령의 핵가방은 통상 '뉴클리어 풋볼'이라 불린다. '블랙북'이라 불리는 핵 공격 옵션 책자, 긴급 방송 안내 절차가 담긴 폴더, 대통령이 본인임을 인증할 수 있는 핵 코드 카드인 '비스킷' 등이 뉴클리어 풋볼을 구성한다.

뉴클리어 풋볼은 미국 백악관 군사보좌관이 미 대통령의 외부 동선을 따라 들고 다니는 과정에서 종종 외부에 노출된다. 미국 러시아 등 핵보유국들이 의도적으로 핵가방을 노출할 경우 ‘반격이 두려워서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힘을 과시하는 행보’로 간주한다.

따라서 북핵 전문가인 박휘락 전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핵무력을 완성한 김정은이 ‘핵가방’을 공개해 FS에 핵경고를 날린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핵가방을 만들어 공개했다는 것이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9월 ‘핵 선제공격 법제화’를 발표한데 이어 한국 주요 시설을 목표로 한 핵·미사일 훈련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한편, 언론에 공개된 미국 핵가방의 경우 45파운드(약 20kg) 무게의 검은색 가방으로 두께가 두툼하다.
일각에선 북한군 총참모장이 든 가방이 이보다 훨씬 얇기 때문에 ‘서류가방’일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다만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핵가방과 비슷한 모양과 두께로 닮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는 “서류가방 사진만 있어서 판단이 어렵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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