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의 원팀' 계파 따라 미묘한 온도차

      2023.03.14 18:04   수정 : 2023.03.14 18:04기사원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안철수 의원에 이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만나 '원팀'을 강조하는 등 통합 행보에 나섰다. 이같이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들과 만나면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준석계로 대표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의 회동 일정은 아직미정이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황 전 대표와 만남을 갖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원팀으로 함께 가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공개 만남 후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앞으로 우리 당이 어떻게 해야 내년 총선을 이길 수 있는 지에 대해 서로 많은 공감을 나눴다"고 전했다.


김 대표와 황 전 대표는 주로 총선 승리와 민생 성과 방안에 대해 얘기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던 김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 관련 언급은 따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대표는 만남 뒤 "불법이나 잘못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쳐야 하지만 제가 전대 과정에서 충분히 문제 제기를 했기 때문에 김 대표도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잘 알 것이다. 잘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전날까지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까지 공세하면서 '대여 투쟁'까지 언급했던 황 대표가 김 대표의 과반 압승에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전날에도 안 의원을 만나 총선 승리를 위한 협력 등을 논의했다. 다만 안 의원은 김 대표가 제안한 과학기술 관련 당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관련해 "재충전의 시간을 달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당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천 위원장과의 회동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천 위원장은 CPBC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신임 최고위원들이 이준석계를 공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도부에서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되고 만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김 대표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친윤계로 채워진 김 대표 지도부에서 이준석계를 포용할 의지를 먼저 보이지 않는다면 만남이 성사되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강 대변인은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얘기할 건 해야 한다"며 회동 의지를 보였다. 최고위원들도 이 전 대표 공격 수위를 낮추는 등 원팀 메시지 공조에 나섰다.


한편 수석대변인에 임명된 친윤석열계 유상범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성상납 의혹을 털어내야 이 전 대표와의 통합을 얘기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이 전 대표 주변 인물 등용과 관련해선 "김 대표가 말한 능력 있고 화합형 인사라면 진영에서 어떤 입장을 가졌든 발탁해서 역할을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연 확장의 핵심인 이준석계·유승민계까지 김 대표가 끌어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임기 초반부터 주요 당직을 친윤석열계로 채우고 윤석열 대통령과 월 2회 정례회동을 갖기로 하는 등 친윤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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