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자이 ‘입주중단 사태’… 이사 못한 2500가구 발동동
2023.03.14 18:22
수정 : 2023.03.14 18:22기사원문
■법원 결정에 달린 입주 운명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경기유치원 측이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준공인가처분 무효확인 등'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소송에 앞서 경기유치원 측은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준공인가처분 효력정지신청'도 했다. 법원은 효력정지신청을 판단하기 위해 오는 24일까지 직권으로 강남구청의 준공인가처분 효력을 정지했다. 때문에 현재 입주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법원은 '준공인가처분 효력정지신청' 관련해 15일 심문기일을 열고 24일 전까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법원이 경기유치원의 신청을 '인용'하면 준공인가처분 효력이 정지되기 때문에 입주를 할 수 없다. 반면, 법원이 경기유치원 측 신청을 '기각'하면 입주는 가능해진다. 도시정비법상 준공인가→이전고시→소유권이전·입주를 거치는데 법원이 입주 전 단계인 강남구청의 준공인가 효력을 정지할지 말지 결정하는 셈이다.
만약 법원이 유치원의 '준공인가처분 효력정지신청'을 인용하면 이와 관련해 본안 소송인 '준공인가처분 무효확인 등' 선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입주를 못한다. 경기유치원 측을 대리하는 박용대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정비사업은 준공인가가 있어야만 입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법원 인용으로 효력이 정지되면 입주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경기유치원과 강남구청 간 다툼은 지난달 28일 강남구청이 개포자이프레지던스에 대해 부분준공인가처분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박 변호사는 "지난 1월 관리처분계획 취소 소송에서 승소해 적법한 관리처분계획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강남구청이 준공인가처분을 내렸다"며 "준공인가처분으로 인해 입주가 진행될 경우 경기유치원의 재산권 침해가 커질 수가 있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남구청은 "관리처분계획과 별도로 사업시행이 계획대로 됐기 때문에 부분준공인가를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기유치원과 조합·강남구청간 싸움은 1승1패로 팽팽한 상황이다. 지난 1월13일 서울행정법원은 경기유치원 측이 조합·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등 취소' 1심 소송에선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경기유치원 측이 조합·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사업시행계획 등 취소' 1심 소송에선 조합 측 손을 들어줬다. 각각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경기유치원과 조합 간 소송 핵심은 유치원의 '단독필지'를 인정해달라는 점이다. 유치원 측은 재건축 전 단독필지였던 유치원을 조합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면서 3375가구의 아파트 소유자들과 공유하는 공유필지로 처리하려고 했으며 이로 인해 유치원 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조합은 "유치원 측이 작성한 '주택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설립 동의서', '유치원 공급계약서'에 대지 경우 공유지분으로 분양된다는 내용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리처분, 사업시행 두고 '소송전'
현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총 3375가구 중 입주를 마친 800여가구를 뺀 2500여가구가 당장 갈 곳을 잃었다. 조합과 강남구청은 법원 결정에 따라 입주가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입주 지정기간이 5월 29일까지인데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동·호수별 엘리베이터 사용 일정이 결정돼 있어 당장 연기된 입주자 이사 일정은 다시 살펴야한다"며 "입주 연기에 대한 입주자 피해는 조합 이사회 의결을 통해 배상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치원 측은 대규모 입주 연기 사태를 우려해 조합이 관리처분계획 취소를 받아들여 단독필지를 인정하는 내용의 새 관리처분계획으로 변경하면 재판까지 다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 변호사는 "1심 재판부가 관리처분계획을 취소한 것을 조합이 받아들이면 관리처분계획의 위법사유가 해소돼 재판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조합은 단독필지가 되면 필지와 동간 이격거리, 용적률 문제가 있어 어렵다는 입장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