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매판매 3.5%↑, 부동산개발투자 2년여만에 '반등'
2023.03.15 12:43
수정 : 2023.03.15 13:25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위드코로나 전환에 춘제(음력 설) 대목, 소비회복 정책이 맞물리면서 중국의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이 큰 폭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산업생산은 공장가동 중단의 우려 해소 덕분에 상승폭을 키웠다. 고정자산투자 역시 올랐다.
부동산 개발 투자는 2년여 만에 반등했다. 부동산 시장의 ‘훈풍’을 의미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다만 청년 실업률은 악화됐다.
■소매판매 작년 10월 이후 첫 플러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3.5% 증가했다. 전월 -1.8%를 웃돌고, 시장 전망치와는 일치했다. 중국은 춘제 연휴를 고려해 1~2월을 묶어서 하나의 지표로 삼는다.
중국의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경제수도 상하이 봉쇄 당시인 지난해 4월 -11.1%까지 떨어진 뒤 8월 5.4%까지 점차 회복되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대관식을 앞둔 9월 2.5%를 거쳐 10월 -0.5%, 11월 -5.9% 등으로 하락했다. 이후 3연임이 확정되고 제로 코로나 폐지 분위기가 돌던 12월 -1.8%로 다시 반등했다.
품목별로 보면 의약품이 19.3%로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코로나19 뒤 찾아온 유행성 독감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독감은 2월 들어 빠르게 확산되면서 병원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치료제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고 계면신문 등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독감용 신속 항원검사 키트는 가격이 급등했다.
또 겨울철 난방으로 석유 제품이 10.9% 올랐고, 곡물·기름·식품(9.0%), 담배·술(6.1%), 금·은·장신구(5.9%), 음료수(5.2%)도 증가했다.
반면 중국 소매지표의 큰 축이었던 자동차는 9.4% 감소했다. 전월 0.7%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중국 정부가 중점 소비 활성화 대상 중 하나로 신에너지차 등 자동차를 지목했지만, 소비자들은 아직 큰돈을 쓰기에 망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통신장비(-8.2%), 가전제품(-1.9%), 건축자재(-0.9%) 등도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다만 이들 품목은 전월과 견줘서는 대부분 판매가 늘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이달 초 브리핑에서 “자동차와 가전, 가정용품, 음식업은 중국 전체 소비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업종”이라며 “이 분야가 소비 회복과 확대의 중점 영역”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 변화를 나타낸다. 소비지출은 중국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이 65.4%(2021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중국은 최근 열린 연례 최대 정치 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업무보고 때도 경제 회복의 우선 순위를 소비회복과 확대로 잡았다.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 ↑
같은 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2.4%로 집계됐다. 전월 1.3% 보다는 상회했으나 전망치 2.6%에는 못 미쳤다. 지난해 9월 6.3% 이후 내리막 추세를 보이다가 처음 반등했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 평균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전기기계·장비(13.9%), 철도·해양·항공·우주·기타운송 장비(9.7%), 화학원료·제품(7.8%), 비철금속(6.7%) 등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전체 산업생산 증가에도 외국인투자기업 및 홍콩·마카오·대만투자기업은 5.2% 감소했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1~2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전월 5.1%, 전망치 4.4%를 모두 웃도는 5.5%를 기록했다. 산업생산처럼 4개월 만의 반등이다.
고정자산투자에서 주목되는 지표는 유형별이다. 내자기업 투자는 6.0% 증가했으나 홍콩·마카오·대만 투자기업은 5.1%, 외국인 투자기업은 1.2% 각각 감소했다.
■'부동산 살리기' 정책 효과?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1~2월)은 -5.7%로 조사됐다. 국가통계국의 홈페이지에 적시된 2021년 1~2월 38.3% 이후 내리 하락했다가 처음 반등했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살리기’ 정책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 업체의 주택공사 면적은 4.4% 감소했다. 이 가운데 신규착공주택 면적은 9.4% 줄었다. 반면 주택 완공 면적은 8.0% 증가했다. 분양 면적은 3.6%, 분양주택 판매액은 0.1% 각각 감소했다.
1~2월 부동산개발 기업을 위한 자금 조달은 2조1331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15.2% 축소됐다. 국내 대출은 -15.0%, 외자 이용 -34.5% 등으로 조사됐다.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도시 실업률은 5.6%로 전월보다 0.1%p 증가했다. 16~24세 청년실업률은 18.1%로 전월 16.7%와 견줘 악화됐다.
국가통계국은 “전염병 예방과 통제가 빠르게 안정됐고 생산과 수요가 개선됐다”면서도 “외부 환경이 더 복잡해지고 수요 부족이 여전하며 경제 회복의 기반이 견고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