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삭 늙어보인다고? 잘 씹으면 노화 늦춘다

      2023.03.16 05:00   수정 : 2023.03.16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건치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오복 중 하나로 꼽힌다. 음식을 치아로 잘 씹어야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 씹으면 노쇠 비율도 3배 높아

16일 의료계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아에 문제가 생겨 저작, 즉 씹는 기능이 저하된 고령층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노쇠 비율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정상적인 고령층에 비해 치주 질환도 많고, 치아 개수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있고 치아의 수가 적어 효율적인 저작이 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음식을 잘 씹지 못하면 소화기관에서 정상적인 소화가 이뤄지지 않고 위와 장 등에 부담을 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치아 손실에 따른 저작 기능 저하는 인지력 저하와도 인과관계가 있다. 미국 뉴욕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치아 손실이 있을 경우 잠재적 고련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인지 저하 위험은 1.48배, 치매 위험은 1.28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과성은 상당하지만 치아 상실과 인지 저하 및 치매 발생의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치아 건강을 잘 지킬 경우 노화 속도를 상당 기간 늦출 수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영구치 1개 소실시 씹는 기능 3%↓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됐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와 강민구 고을 전남대학교병원 노년내과 교수팀이 지난 2016~2018년 국내 65세 이상 노인 3000여명을 대상으로 노쇠와 저작 기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음식을 제대로 못 씹는 노인은 저작 기능이 정상적인 노인과 비교해 노쇠 비율이 2.68배 더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 조사 노인 중 노쇠하지 않은 '건강한 집단'은 1222명, '노쇠 전 집단'은 1014명, '노쇠 집단'은 782명으로 분류됐다. 이들 고령층에 대해 저작 기능에 대한 문제 여부를 조사할 결과, 건강한 집단에서는 29.9%였던 저작 기능 이상 응답이 노쇠 전 집단 중 42%, 노쇠집단에서 59.4%의 응답률을 보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씹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노쇠 집단에서 약 2.68배, 전 노쇠 집단에서 1.49배 높게 나타났다.
또 치주질환이 있으면 음식 씹는 어려움이 약 1.29배 증가했다. 또 사랑니나 충치 치아를 제외한 건강한 영구치가 1개 감소할수록 음식을 씹는 기능이 3%씩 감소했다.


정 교수는 "저작 기능은 영양 섭취와 식단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노년기 전신 건강상태의 지표가 될 수 있다"면서 "구강 검진을 통해 치아의 상태를 점검하고 이미 씹는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면 보충제 등을 통해 노쇠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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