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파운드리 전초기지 건설… TSMC 잡을 ‘삼각편대’ 완성
2023.03.15 18:10
수정 : 2023.03.15 18:10기사원문
■용인클러스터에 300조원 투자
삼성전자는 15일 정부의 국가첨단산업 육성전략에 맞춰 신규 조성될 용인 클러스터에 20년간 30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300조원이 투자되면 대한민국 전체에 직간접 생산 700조원, 고용 160만명이 창출될 전망이다.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반도체 삼각편대'가 완성된다.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의 초격차는 확대하면서도 파운드리의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려 1위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계획은 윤석열 대통령이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대승적 결단을 내리며 결실을 봤다.
정부는 경기 용인에 710만㎡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밝혔다. 단일 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 계획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 베트남과 같이 세액공제 등 파격적 지원책을 앞세워 반도체 공장 유치를 희망해온 국가들의 투자를 검토해 왔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대규모 지원 발표로 삼성전자는 해외 대신 국내 투자로 선회했다.
반도체 산업은 2020년 기준 대한민국 국내총생산(GDP)의 5.6%, 전체 설비투자액의 24.2%, 총수출의 19.4%(단일품목 1위)를 담당하고 있는 경제의 버팀목이자 안보의 핵심자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적으로는 국가산단 지정이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정부가 대형 반도체 생산기지를 유치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글로벌 클러스터 구축 경쟁에서 한국이 승리할 수 있는 초석을 놓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등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산업에 대규모 지원을 펼치는 데 반해 우리나라의 투자유인책 미흡에 위기감을 표명했던 재계도 환영 입장을 내놨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확실한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결합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은 가혹한 경쟁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승리하기 위한 윤 정부의 의지와 결단이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운드리' 전초기지로 육성
삼성전자는 용인 클러스터에 파운드리 위주로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평택캠퍼스와 미국의 오스틴·테일러 신공장을 감안해도 생산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3나노 양산을 시작했지만 대만의 TSMC와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용인 클러스터에 파운드리 공장이 건설·가동되면 TSMC와의 경쟁구도를 역전할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새롭게 만들어질 신규 단지(용인 클러스터)를 기존 거점들과 통합운영해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면서 "(나아가) 대한민국 미래 첨단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