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금통위원 "중앙은행, 일반 대중과의 소통 위해 노력해야"
2023.03.17 09:34
수정 : 2023.03.17 09: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충격이 크레디트스위스(CS)로 옮겨 붙으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 내부에서 중앙은행의 소통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6일 한국은행이 삼성본관빌딩 17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은행 소통은 거시적 불확실성을 낮추고 가계·기업의 경제인식에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은 이어 △통화정책 제고 △독립기관으로서의 민주적 책임성 △정책에 대한 이해를 통한 신뢰 축적의 세 가지 차원에서 중앙은행 차원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반 대중의 경우 교육수준·소득·연령·성별 등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라 중앙은행의 메시지에 대한 이해도가 상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박 위원은 층화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영란은행(BOE)의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영란은행의 경우 인플레이션 리포트(Inflation Report)에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서술을 추가한 결과 방문자 수가 늘어났으며, 정책 이해도 역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은 이어 "한은 역시 연차보고서 인포그래픽, 블로그 신설, 통화정책 의사록 가독성 향상 등을 통해 일반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소통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메시지 전달 방식 또한 중앙은행이 소통할 때 고려할 대상이다. 통화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일반 대중에게 과도하게 어려운 정보를 제공할경우, 되레 중앙은행의 신뢰성 및 정책효과를 저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전망모형의 가정과 복잡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단순한 전망수치만 제시하다가 틀렸을 경우 중앙은행의 신뢰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이에 박 위원은 "중앙은행이 일반 대중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려면 적절한 정보의 양과 전달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언론 또한 중앙은행 소통 과정에서 민간의 경제인식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 위원이 제공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대중은 여전히 신문·방송 등 전통적인 미디어에서 중앙은행 관련 정보를 얻고 있다. 박 위원은 "최근 들어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중앙은행의 대중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언론을 매개로 이뤄진다"며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