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發 위기에 국제유가 폭락… 금값은 6주 만에 최고치
2023.03.16 18:25
수정 : 2023.03.16 18:25기사원문
■2021년 이후 첫 70달러 붕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21년 12월 3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WTI 4월 인도분은 전일비 배럴당 3.72달러(5.2%) 폭락해 67.61달러로 마감했다. 마감가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1년 4개월 만이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도 급락했다. 런던 ICE에서 브렌트 5월 인도분은 전일비 5% 가까이 급락해 73달러 수준으로 밀렸다.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 미국 중소 은행들의 잇단 도산 사태 직후 유럽 대형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까지 번진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시장 마감 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SNB)과 금융감독청(FINMA)이 "CS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가까스로 위기가 진정됐다.
앞서 CS 최대 투자자인 사우디국립은행은 현재 지분율이 9.9%여서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 경우 규제를 받을 수 있다며 추가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해 CS 위기를 부추긴 바 있다.
■골드만, 美성장 전망 1.2%로 하향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SVB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CS 위기를 통해 미국에 부메랑이 돼 돌아온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은 중소은행들이 SVB 붕괴 충격으로 인해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이에 따라 실물경제에 돈이 잘 돌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3%p 낮춘 1.2%로 하향조정했다.
골드만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메리클과 마누엘 아베카시스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중소은행들은 미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면서 "대출 타격은 주로 중소은행들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 불안이 가중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채권으로 돈이 몰렸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고, 금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다.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일비 온스(31.1g)당 20.40달러(1.1%) 오른 1931.30달러로 마감해 지난달 1일 이후 6주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