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영화…韓日 문화교류, 양국 정상회담 계기 '가속화'
2023.03.17 05:00
수정 : 2023.03.17 05:00기사원문
韓, 日 대중문화 개방 25주년·日 내 '겨울연가'로 촉발된 한류 20주년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일 '대중문화 교류'가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에서 일본 영화가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고, 일본에선 K팝 열풍이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
한일 정상은 지난 16일 공동기자회견 발표문을 통해 "양국 간 정치, 경제, 문화 등 분야에서 교류가 힘차게 확대될 것"을 기대했다.
특히 올해는 문화 영역에서 한일 양국에 의미가 있는 해다. 우선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문화체육관광부(옛 문화관광부)를 통해 일본 문화 1차 개방 계획을 발표한 지 25주년이 됐다.
여기에 2000년 영화 '쉬리'가 일본 내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뒤 2001년 가수 보아(BoA)가 현지에 K팝 열풍을 지핀 데 이어 2003년 NHK 위성방송이 본격적인 한류 열풍의 시발점이 된 '겨울연가'를 내보낸 지 20주년을 맞았다.
실제 현재 양국 모두에서 서로의 대중문화가 현재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K팝은 방탄소년단(BTS)을 선봉으로 NCT 127·NCT 드림·스트레이키즈·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트레저 등 3·4세대 보이그룹들이 큰 인기다. 여기에 르세라핌·뉴진스가 오리콘 차트 기록을 다시 쓰고 에스파·아이브(IVE)도 현지에서 팬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하면서 4세대 걸그룹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방신기가 최근 3년 만에 일본 투어를 시작하고 카라가 얼마 전 팬미팅을 성료하는 등 한류 열풍을 지핀 2세대 그룹들도 여전히 인기다.
여기에 JYP엔터테인먼트 일본 걸그룹 '니쥬'(2020), CJ ENM이 일본 연예 기획사 요시모토 흥업과 합작한 '라포네(LAPONE)' 소속인 제이오원(JO1)과 아이엔아이(INI),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 소속인 앤팀(&TEAM) 등 K팝 시스템을 현지와 결합시킨 팀들도 인기다. 여기에 NCT 도쿄가 올해 안에 데뷔할 예정이다. 또 하이브 재팬은 신규 레이블 네이코(NAECO)를 세우고 일본 가수 히라테 유리나를 영입했다.
국내에선 J팝이 예전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마니아 층은 확실하다. 시티팝은 여전히 음반 마니아들이 주로 찾는 장르다. 포크 가수 아오바 이치코 등 팬층을 급격히 불리는 가수도 나오고 있다.
최근 영화는 일본이 강세다. 지난 1월4일 국내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문화 전반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누적 관객 400만명을 넘겼다. 국내 개봉 일본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을 썼다. 국내에서 마니아 층을 확보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은 지난 8일 개봉했는데 벌써 100만 관객을 넘겼다. 일본 청춘 로맨스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오세이사')는 개봉 두 달여 만인 올해 초 누적 관객 110만명을 기록했다.
반면 K 콘텐츠에 참여하는 일본 감독들이 생겨나고 있다. 작년 배우 송강호에게 칸 남우주연상을 안긴 한국 영화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대표적이다. OTT 시리즈로 반경을 넓히면, 일본의 거장 영화감독 미이케 다카시가 지난해 말 공개된 디즈니+ 한국 시리즈 '커넥트'를 연출했다.
OTT에선 한일 콘텐츠가 양국에서 골고루 인기다. 현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더 글로리'는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일본 오리지널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일본 톱 가수 우타다 히카루의 대표곡들인 '퍼스트 러브'와 '하츠코이(初恋)' 두 곡에서 모티브를 얻은 넷플릭스 일본 오리지널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넷플릭스를 통해 소개된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스파이 패밀리' 등은 한국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한국일본 MZ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서로의 나라에 대한 반감이 크지 않다. 특히 일본 Z세대는 K팝을 비롯한 한국 대중문화를 어릴 때부터 접해 익숙하고, 한국 Z세대는 일본 대중문화를 크게 즐기지 않았지만 '슬램덩크'처럼 인기를 누리면 거부감 없이 찾아보고 있다.
10대 때부터 일본 콘텐츠를 즐겨 봤다는 서울 구로구에 사는 40대 후반 이민진 씨는 "우리 때는 밴드 '엑스재팬', 영화 '러브레터 등 일본 대중문화 콘텐츠를 좋아하면서도 적극 즐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는데, 갈수록 서로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즐기고 이를 통해 교감하는 모습을 보면 격세지감"이라면서 "양국이 정치, 경제 쪽에서 서로 더 많은 상호교류를 하게 되면 대중문화 산업 영역도 공통된 지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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