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같이 어리고 잘생긴 남자가 좋아"…고백한 선생님의 최후
2023.03.19 07:11
수정 : 2023.03.19 08:28기사원문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쌤 진짜 먼 곳으로 여행갈 거야, 마지막으로 한번만 보자."
대구의 한 대학교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던 강사 A씨(39)가 수강생 B군에게 한 말이다.
A씨는 2020년 6월 대구의 한 카페에서 "나는 동성애자이며, 너 같이 잘생기고 어린 남자를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평소 다정다감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던 A씨가 딴마음을 먹고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B군은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나 A씨의 집착은 계속됐다. 그는 B군에게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니가 좋다", "니가 너무 무서워해서 솔직히 말도 못했어"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32차례 보냈다.
이듬해에도 A씨의 집착은 끝나지 않았다. 계속 A씨의 전화가 울리자 B군은 그의 휴대전화 번호를 차단해 버렸다.
B군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던 A씨는 공중전화 여러곳을 옮겨다니며 B군에게 "사랑한다. 보고싶다"고 고백했다.
참다 못한 B군은 경찰에 A씨를 고소했고, 법원은 A씨에게 "스토킹을 중단하고 100m 이내 접근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A씨는 B군 뿐 아니라 다른 수강생 C군에게도 접근했다.
A씨는 C군에게 "스펙을 쌓게 해주겠다"며 자신의 프로젝트 팀원으로 채용했다.
그는 2020년 6월 C군의 집을 찾아가 "나는 동성애자"라고 하며 C군의 허벅지와 뺨을 만졌다.
놀란 C군이 거절했지만 A씨는 C군이 인턴으로 근무하는 건물 앞에서 "너와 함께 시간을 갖고 싶다"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B군과 C군이 A씨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스토킹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일관되며 모순적이지 않다. 피해자들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은 점,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피해자들이 먼저 애정 표현을 했다. 나는 무죄다. 항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