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린 난방비보다 더 뛴 원료값… 지역 도시가스사 '속앓이'
2023.03.21 18:33
수정 : 2023.03.21 18:33기사원문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도시가스사들의 매출액이 평균 38.8% 상승한 반면 흑자전환에 성공한 서울도시가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업이익 측면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삼천리, 서울도시가스, 예스코의 경우 매출액이 각각 52.8%. 35.0%, 14.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서울도시가스를 제외하고 나머지가 -68.5%, -99.9%를 기록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 대구, 울산, 사천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인천도시가스, 대성에너지, 경동도시가스, 지에스이의 경우도 매출액은 각각 45.5%, 32.5%, 58.2%, 34.1%로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46.5% 증가한 인천도시가스를 제외하고 각각 -95.4%, -6.9%, -0.1%를 나타냈다.
부산도시가스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부산도시가스 지난해 매출액은 1조3166억원으로 2021년에 비해 38.5%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17.6% 하락한 309억원을 기록했다.
지역 도시가스사들의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유럽으로 러시아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인상돼온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가파르게 뛰어 지난해 12월 MJ(메가줄)당 23.3566원으로 절정을 이뤘다.
이러한 원료비의 상승은 도시가스 도매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지난 겨울철 '난방비 폭탄' 원인이 됐다.
지역 도시가스사들 역시 도매가격 인상에 연동해 매출액이 크게 신장됐지만 영업이익 향상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실질적인 수익인 '소매공급비용'이 현실에 맞게 인상되지 못하고 몇년째 동결 또는 소폭으로만 인상이 되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모두 상승 추세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시가스 소비자가격은 도매단가와 소매공급비용의 합으로 산출된다.
한국가스공사 몫인 도매단가의 경우 원료비와 도매공급비용으로 구성된다. 원료비는 '도시가스요금 원료비 연동제'에 의해 매월 산정되며, 도매공급비용은 연 1회 정부와 협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최근 이슈가 된 난방비 폭등은 수입되는 도시가스 원료비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도시가스 소매공급비용의 경우 지자체별로 상이하지만 전체 소비자요금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연 1회 각 지자체와 협의를 거친 뒤 물가정책위원회를 통해 가격이 결정된다.
지난해에는 서울, 부산, 인천, 광주, 울산 등 대부분의 지자체가 '물가안정'이라는 미명하에 소매공급비용 동결 및 인하를 결정했다. 이것이 영업실적 부진의 근본적인 이유라는 분석이다.
부산, 광주의 경우 5년 이상 공급비용 동결이 장기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올해 도시가스 소매공급비용 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도시가스사들의 향후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