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식 우크라 해법에 "희망 없어" 일축...철군부터 해야

      2023.03.22 10:48   수정 : 2023.03.22 10: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 및 러시아 정상이 내놓은 우크라이나 해법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전을 반복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즉각 철군 없이 우크라의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1일(현지시간) 중국과 러시아 정상의 공동성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성명 내용을 언급했다.

커비는 우크라 전쟁이 곧 끝난다는 “희망을 주는 어떤 것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커비는 "중국이 이 전쟁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원한다면 러시아가 우크라 주권 영토에서 철군하도록 러시아를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헌장에 따르면 러시아가 유엔의 회원국인 우크라의 모든 영토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 장기화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위해 러시아가 먼저 철군해야 한다고 밝혔다. 커비는 시진핑이 정작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접촉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접근 방식이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4일 외교부 명의로 성명을 내고 우크라 사태 해결을 위한 12개 조치를 제시했다. 중국은 각국의 주권 존중과 휴전, 평화 협상 개시 등을 언급했지만 러시아의 철군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시진핑은 20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다음날 푸틴과 약 7개월만에 대면 회동을 진행했다. 시진핑은 21일 회담을 마친 뒤 지난달 공개한 12개 조치를 또다시 언급하고 "우크라 사태 해결을 위한 우리의 계획은 유엔 헌장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은 우크라 사태에 대한 공평한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평화와 대화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서방과 우크라가 준비만 된다면 중국의 평화 계획이 사태 해결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거들었다. 그는 "러시아는 가능한 빨리 한 평화회담을 재개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두 정상은 이날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공동 대응하기로 약속했다. 동시에 미국을 향해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커비는 중국이 해당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선전을 추종하고 있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중국이 주장한 휴전안에 반대한다며 지금 휴전한다면 러시아군에게 재정비할 시간만 벌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몇 년간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 봤을 것"이라며 양국이 “동맹”은 아니지만 "정략결혼" 관계라고 설명했다.

커비는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에 대해 "우린 그 가능성이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보지만, 그들이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려고 결정했거나 제공할 예정이라는 징후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거래 관계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면서 "우린 북한이 포탄을 적어도 와그너 그룹(러시아 용병 집단)에 보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날 젤렌스키는 수도 키이우에서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중국이 우크라의 평화 제안에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는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러시아군 즉각 철수와 영토 회복 등이 담긴 10개 평화 조치를 발표했다.
젤렌스키는 "우리는 공개적으로 그리고 외교 채널을 통해 우리의 평화 공식과 이에 대한 초대를 중국에 전달했다"며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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