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산부인과 화재 원인 '동파방지 열선' 안전규정 마련

      2023.03.22 11:27   수정 : 2023.03.22 11: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동파방지 열선에서 발생한 화재가 매년 300건 이상 발생하는 가운데 정부가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22일 산업통사자원부가 분석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동파방지 열선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584건이며 이로 인해 약 162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3월29일 산모와 신생아 10명이 다친 청주 소재 산부인과 화재사고 원인이 동파방지 열선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서울 강서구 소재 LG사이언스파크 연구단지 건설 현장을 방문해 동파방지 열선 시설상태 및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산업계 관계자 등 현장 목소리를 청취했다.

또 한 달간에 걸쳐 실시한 동파방지 열선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다가올 겨울철 동파방지 열선으로 인한 화재 발생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동파방지 열선은 설치와 시공이 어렵지 않아 전문공사업체가 아닌 무자격자에 의해 시공될 우려가 높은 전기시설이다. 동파방지 열선이 시설되는 배관의 대부분은 보온재 등으로 덮여 있어 동파방지 열선에서 화재가 발생될 경우 보온재 등 가연성 물질로 확산될 수 있다.

이에 산업부는 미인증 동파방지 열선의 사용실태 등을 확인해 인증된 제품을 사용하도록 계도하고 동파방지 열선 안전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 결과, 조사대상 사업장 503개소 중 267개소(53.0%)는 인증 제품을 사용, 228개소(45.3%)는 미인증 동파방지 열선을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는 동파방지 열선이 주로 해외인증에 의존해 국내에 유통·사용되는 구조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표준(KS)인증을 국내 현실에 맞게 정비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오는 11월까지 국표원과 협업을 통해 동파방지 열선을 KS인증 품목에 포함해 국내에서 '제품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 '산업표준화법령'에 따른 인증시험표준 개발(국내여건 고려) 등 인증절차 마련에 착수한다.

또 오는 6월까지 동파방지 열선 관련 설치기준(기술기준)을 국내시험 여건, 국제표준 개정사항 등을 반영(시험항목 및 방법 등)해 합리적 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무자격 업체 등의 동파방지 열선의 불법시공 방지를 위해 전기설비 검사·점검 기준(검사 및 점검 방법·절차 고시)도 개정한다.

아울러 실태조사 결과 파악된 미인증 제품 설치 사업장 또는 제조사 등에 대해 개선조치를 이행한다.
8개월의 계도기간 종료 후 특별점검(전수 불시단속 등)을 통해 부적정 운영 사업장(미인증 제품 등) 등을 대상으로 행정조치(벌금 또는 과태료 부과)를 실시할 계획이다. 부적합 설비 방치 시, 전기안전관리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박 차관은 "작년 청주 산부인과 화재사고 등 동파방지 열선으로 인한 화재사고가 국민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제도 정비를 동파방지 열선이 다시 사용되는 올 겨울이 시작하기 전인 11월까지 신속히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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